안양천 철산교 부근에 단아한 모습으로 제 자리를 잡은 한 그루의 나무가 그 곁을 지나칠 때마다 나에게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이 나무는 누군가가 심고 가꾼 나무가 아니라, 어디선가 떨어진 씨앗이 싹을 틔우고 스스로 자란 나무다. 그러다보니 이 나무가 어린 시절에는 여름철 장마가 오면 안양천 물이 불어서 이 나무를 휩쓸고 지나가려고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때로는 한강물이 불어서 안양천에 물이 빠지지 않아, 이 나무가 물속에 잠수한 상태로 몇 일을 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시련을 겪으면서 오늘날 이런 모습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던 사람이 나 뿐이랴마는, 이 나무에 대해 나는 특별한 관심이 간다. 이젠 다 커서 안양천이 범람하지 않는 이상, 장마철 물에 잠수될 일도 없을 뿐더러,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