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금강불자 한마당 행사 후기

圓鏡 2006. 9. 18. 21:11

 

어제는 연중 행사인 금강정사 불자들의 한 마당, 가을 체육대회가 있었다.

 

몇 일전부터 예고된 일기예보 대로 [산산]이라는 태풍의 영향권내에 들어,

 

아침부터 가을 날씨답지 않게 흐린 날씨로 인해, 언제 비가 내릴지도 모른 채

 

행사는 예정대로 시작되었다. 

 

 

행사의 시작과 끝을 진행하기로 한 나로서는 비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하면,

 

수 백명의 불자들이 참석한 행사장이 갑자기 어수선해질 수 밖에 없을 텐데, 

 

이런 경우, 어떻게 하면 행사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하루

 

종일 맘 졸이면서 하늘을 자주 쳐다보곤 했었다.

 

 

청년회에서 행사를 서둘러 진행하여, 예정보다 한 시간정도 단축 한 결과

 

마지막 행운권 추첨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아서 천우신조로 행사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나는 작년에 처음 이 행사에 동참하였고 이번이 두 번째인데, 작년에 비해 올해는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우선, 해마다 거사회 주관으로 진행하던 이 행사를 이번부터는 청년회 주관

 

으로 진행을 하게 되었다. 다소 걱정스럽다는 분들도 있었지만 기우에 불과

 

하였다.  젊은 이들이 중심이 되어서 진행하는 행사의 분위기가 내가 보기엔

 

예년보다 나아보였다. 그리고 뒷풀이하는 자리에서 "오늘 청년회 주관으로

 

진행한 행사 분위기가 어떠했느냐"고 거사님들에게 물어본 결과, 이구동성으로

 

[잘 했다!], [진작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앞으로 더 많은 행사를 청년회

 

에다 맡겨야 한다], [이런 행사를 청년회가 주관함으로써 이런 것들이 동기가

 

되어서 청년회 조직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등등 칭찬이 자자하였다. 아쉬운

 

점은 없었다고 하였다.  내 생각에는 사찰의 대.소사 운력봉사와 초파일 행사중

 

오후에 있는 문화행사까지 청년회에서 맡아서 주도적으로 진행을 하고, 거사회

 

에서는 청년회 뒤에서 보조 역할을 하면, 행사가 조화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 변화는 뭐니뭐니 해도, 스님들의 역할이었다. 주지스님의 축구 심판 및

 

족구 선수로 참여, 각원 스님의 축구경기 헤딩 모습, 원융법사님의 족구 솜씨와

 

패널티킥 골키퍼 솜씨는 일품이었다.  작년까지는 아시다시피 비구니 스님

 

중심으로 사찰이 운영되었기에 사실 이런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평소에

 

신도들이 느끼는 스님과의 거리를 이런 기회를 통해서 좁혀줄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신임주지스님 부임 이래 우리 사찰에서는 여러 분야에서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이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찰이 크게 발전방향으로 그 효과가 나타나길 바라는 맘 간절하다.

 

 

세 번째 변화는 금년에도 작년도 행사와 메뉴는 비슷하였지만 진행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이 행사에 동참하는 나의 모습도 작년과 올해는 많이

 

달랐다.  물론 진행자 입장이긴 하였지만 ~~~  어제 이어달리기 하면서 운동장

 

한 바퀴를 전력 질주한 내 몸은 여기저기 나사가 풀린 기분이다.

 

 

아무튼 이 달에는 연중행사 하나를 원만하게 치렀고, 다음 달에는 삼천배 철야

 

정진기도가 기다리고 있다. 금년에 세 번째 동참하게 될 이 행사는 내가 몹시

 

기다리고 있는 연중행사 중의 하나이다. 끝까지 동참하는데 만족하며 이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 밤 새워 동참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삼천배 철야정진 기도의 맛,

 

금년에는 작년과는 다른 맛을 느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가득차 있다.

 

 

20060918  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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