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영향이라고는 하지만,
가을이 내 앞에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들이
내 주변에 있다.
평소와 같이 일요일 아침 일찍
안양천 둔치을 산책하면서
피부로 느끼는 선선함과
눈에 쉽게 띄는 꽃, 코스모스를
만날 수 있었다.
지난 장마 끝에는 큰 비가 내려,
안양천 산책로까지 물이 차 올라
코스모스 키의 반은 빗물 속에
침수되었지만
꽃 봉우리 부분만은 온전하게
보전되었다.
일부 코스모스 꽃들은
계절을 먼저 감지해서 그런지,
아니면 계절을 착각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한 여름에 만개하여
산책로를 걷는 사람들로 하여금
가을의 정취에 잠시 빠져들게 하였다.
지금도 여전히 코스모스는 많이 피어 있다.
선선해진 바람과 코스모스만으로도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무더운 여름을 잊어버리고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아침이다.
몇 년전에 아열대기후 지방에서
살아본 적이 있는데,
한 겨울에 따듯한 날씨와
일년내내 꽃이 피어있는 곳이어서
처음에는 이국적인 분위기에 매료되어
기분이 새로웠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일년 사계절이 분명한 이곳이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원경 200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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