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구름산 등산

圓鏡 2006. 8. 16. 08:43

 입추와 말복이 지난 주에 있었다. 그럼에도 이번 달 말까지는 무더위가 지속된다는 것이 기상청 일기예보이다. 나는 모처럼 구름산 산행을 하면서 이열치열로 무더위를 넘기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역시 예나 지금이나 부부간에 가족간에 산행을 즐기는 시민들이 많았다. 건강에 관심이 무척 많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왠만하면 시원한 실내에서 한 낮의 무더위를 넘길 만도 한데, 많은 사람들이 한낮에 구름산을 찾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작년 이 맘쯤에도 가끔은 구름산 그늘 나무아래에서 그물침대를 쳐놓고서 시간을 보낸 기억이 난다. 어제도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물침대까지 준비해서 산으로 올랐으나, 산행 중에 걸려온 전화 한 통화로 인해서 산행계획을 수정하고 말았다.  정상 아래 약수터에서 잠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준비해 간 책 몇 줄을 읽어가다가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구름산 입구에서부터 매미소리가 내 귀에는 시끄럽게 들려왔다. 내가 어릴 때 울던 매미는 이런 소리를 내던 매미도 간혹 있었지만, 대부분은 이런 소리가 아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소리를 내는 매미는 한 낮의 열기가 조금 꺾이고 저녁 해질무렵에 몇 마리가 울어대던 놈들인데 하는 생각이.... 여러 놈들이 제 목소리 뽐 내듯이 목청높여 울어대는데, 그 중에서 내가 어릴 때부터 들어오던 그 소리를 들어보려고 귀를 쫑긋세우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오늘 아침 자고나서 침대에서 눈을 떠보니, 우리집 창가 그물망에 한 마리의 매미가 붙어 있는 것을 보았는데, 역시 내가 어릴 때 나무에 올라가 소꼬리털로 잡던 그 매미는 아니었다.

 

 어제는 동호회 회원들과 마라톤 운동을 하는 날이어서 운동을 마치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면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금년에는 모기가 적다. 왜 그럴까?  모기를 싫어하는 것이 당연한데에도 불구하고 줄어던 모기에 대해서 걱정하는 모습들이다.  솔찍히 나는 올해 모기를 보기나 했는지 기억이 없다. 그리고 저녁 나절에 밖에서 보낸 적도 많은데 모기에게 물린 기억이 없다. 나에게만 모기가 달라들지 않는가 했더니 금년에는 모기가 줄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해 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매미나 모기들의 변화는 혹시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변화는 아닐까 하는 걱정도 된다. 성.주.괴.공과 생.주.이.멸 하면서 변해 간다고는 하지만 왠지 걱정이 앞선다. 이러한 변화 앞에서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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