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장마

圓鏡 2006. 7. 29. 23:08

금년 장마는 예년보다 다소 길었고, 강수량이 평균적으로 100밀리정도 많았다고 한다. 특히 강원도에서 큰 수해를 입었고, 장마 막바지에는 안성에서도 큰 수해가 있었다.

 

나같은 경우에는 비가 많이 와도 평소에 실내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시간이 많아서, 비가 많이 오는지 적게 오는지도 잘 모르는 사이에 지금까지 시원한 여름을 잘 보냈었다. 그런데 가끔 전파매체를 통해서 수해소식을 듣다 보면 예년에 비해서 더 큰 비 피해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예년처럼 수해의연금 모금운동을 방송국에서도 하고 있다. 그런데 예년과는 달리 우리 회사 사원대표회에서도 모금운동을 하고, 내가 신행활동을 하고 있는 두 곳의 사찰에서도 수해현장지원을 간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예년과는 사정이 좀 다르다는 것을 이러한 주변상황을 통해서 느끼고 있었다.

 

몇 일전부터 오늘 오후부터는 전국적으로 날씨가 개이면서 이번 장마는 끝이 난다고 하였다.  금년 장마철 막바지에 비가 많이 내리던 안성근처를 오늘 오전에 지나쳤다. 차량의 앞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내리면서 도로 곳곳에는 물이 고여서 차가 제대로 달릴 수도 없었다. 순간적으로 내리는 집중호우였던 것이다. 그 순간에는 자연의 위협같은 것을 느꼈다. 아스팔트 도로에는 누런 흙탕물이 고여있고, 바로 옆 개울에는 물이 금방 넘쳐날 것 같이 황톳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이 지나고 나서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이 땅은 축복받은 땅이다. 물이 풍부하니까 주변이 푸르고, 기름진 땅에 농사를 지으면 가을에 열매와 곡식을 거두어 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수해를 입은 현장이 우리 주변에 있어서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땅은 축복받은 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은 내 생각이 잠시 중국 서북부의 건조하고 척박한 사막지역으로 여행을 떠났기 때문이다.  일년내내 강수량은 아주 미미하고, 비가 오다가도 말아 버리는 바람에 도시는 먼지에 덮여서 회색빛으로 변해 있고, 먼지가 나르고, 가로수는 인공적으로 수로를 만들어서 하루에 몇 번씩 물을 공급해야 살아 남을 수 있는 그런 지역을 생각해보면 이 땅은 분명 축복받은 땅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축복받은 땅임에도 불구하고 큰 수해를 입은 이웃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수해복구지원팀에 합류하지 못 해서 미안하다. 하루 속히 복구가 되어서 수재민들도 정상생활을 할 수 있길 기원한다. 그리고 정부기관에서는 사후복구보다는 사전방재에 정책의 주안점을 두고 예산집행을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2006.7.29 토요일 밤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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