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건강관리

圓鏡 2021. 3. 18. 21:47

3일만인 그저께 스탠트 시술 후 퇴원을 하였다. 

 

나쁜 생활습관이 원인이었다고 생각하니, 내가 게을렀구나 그 동안 잘못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생각이 얼마나 지속될런지도 의문이다. 아무튼 1년 반 전에 협심증 판정으로 그 동안 걷기명상으로 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시술을 하게 되었다. 시술하고 나면 복용하던 약을 끊어도 되는 줄로 생각했더니 향후 1년간은 그 이전보다 더욱더 혈전을 방지하는 아스피린계의 투약을 잘 하면서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리가 부실하면 스탠트한 자리에 혈전이 달라 붙어서 다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힌다는 것이다.

 

아무튼 시술 후 건강관리를 잘 한다는 전제조건하에, 지난 1년 반 동안 늘 심장마비를 걱정해왔었던 스트레스에서 일단 벗어났다. 주변의 산길이나 하천변을 걷더라도 사람이 없는 조용한 곳을 피하고, 만일의 경우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사람이 많은 산책로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향후 1년간 건강관리를 잘 하면, 그 이전 정상적인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이 이번 시술이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본다. 사람은 아는 만큼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에 비해 실천하는 것은 아주 조금 밖에 하지 않는 것 같다. 그 이유는 본능, 욕망, 욕심, 게으름, 편리함 추구 등인 것 같다. 

 

이제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음식조절과 적절한 운동 밖에 없다. 음식은 기름진(콜레스트롤이 많은) 음식보다는 채식을 즐겨야 하고, PC앞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보다는 일어서서 일하거나 걷는 시간을 더 할애해야 한다. 이제 이 질환 뿐만 아니라 각종 성인병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시점에 와 있다. 오래 사는 것보다는 건강하게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라도 건강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백세시대를 맞이하여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장수할 경우, 그것은 지옥과 다름없다. 요양병원 신세를 오래 질수록 인간의 존엄성을 멀리하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의식상태에서 고통스럽게 살아가거나, 무의식 상태에서 생명만 유지한 채 살아감으로써 인간으로서 존엄성은 상실한 삶의 기간을 늘릴 생각은 없다. 오늘날 의술의 발달로 연명치료를 하는 노인이 5년씩, 10년 이상씩 요양병원 신세지고 사는 모습을 보면, 나도 10년, 20년 후에는 저렇게 살아갈 나이인데 하는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

 

2박 3일간 입원했던 병실에 입실을 하자마자, 만80세 노인이 침상에 반쯤 상반신을 세우고 콧줄을 끼운 채(손은 묵인 채)로 중얼거리듯이 때로는 음성을 높여서 "아이고 어머니"( I go mom으로 들렸다 )라고 반복하신다. 그 신음소리에 가끔 조용조용 대꾸하는 간병인(조선족)은 "그만 하시라, 떠들면 쫓겨난다"라고 한다. 결국 첫날 밤에는 조용했었다. 불이 꺼진 상태에서 조용해서 의아해 했었는데, 이튿날 아침에 알고보니, 우리 병실에서 바깥 어딘가로 나갔다가 아침에 그 자리로 들어오는 것으로 보았다.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님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라서 내 마음이 착찹해지면서, 간호하는 가족들에 대한 걱정이 되었다. 한편 그 노인을 위해 "관세음보살 정근"을 잠시하였다. 고통에서 벗어나시길 기원하면서........이튿날 밤이 되기 전에 다른 사유(전염병균 발견)로 다른 방으로 격리되었다. 

 

미래에 나의 모습을 보는 듯해서 착찹한 마음으로 많은 생각이 올라왔다. 어떻게 살 것인가? 지금까지 살아왔듯이 욕망에 끄달려 생활습관을 그대로 이어갈 것인가? 장수는 두 번째로 하고 살아 있는 동안만이라도 건강하게 사는 것을 목표로 건강관리를 잘 할 것인가?  결론은 지금의 내 생활습관(음식과 운동)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불교에서 삼라만상(제법, 모든 현상과 사건, 사물)은 변한다고 한다. 그래서 제법은 무자성이고 제법무아이다. 그래서 공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의 습관도 시간이 바뀜에 따라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 바뀌는 시점과 속도는 빠르고 급격할수록 좋을 것이다.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