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무술년 개띠의 해맞이

圓鏡 2018. 1. 1. 22:42


  예년에 우리집 부근에 있는 구름산 정상에서 해맞이 하는 것은 우리 절의 연례행사였지만, 올해는 경불원 식구들과 함께 난생 처음으로 해맞이를 동해의 최북단 화진포 해수욕장에서 하게 되었다. 새벽 2시에 수원 남문에서 출발하여 화진포에 도착하니 새벽 6시가 조금 넘었다.  일출시간이 6시 27분이라는데 찬란한 태양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약 20분 후에 붉은 태양이 바다위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날씨는 맑고 겨울 날씨치고는 비교적 포근한 편이었던 것 같다. 멋진 해돋이를 마치고 서둘러 건봉사로 향했다.( 진흥원 효행1급 3명 동참, 총 26명은 경기불교문화원에서 철야기도를 하고, 새벽 두 시에 전세버스편으로 강원도를 향해서 출발 ) 


  재작년 신흥사에서 포교사 팔재계 행사 당일 오전에 건봉사를 처음 순례할 때에는 비가 내려서 서둘러 대웅전만 들렀다가 신흥사로 향한 적이 있어서 그 당시에는 많이 아쉬웠는데, 오늘은 이른 아침에 도착하여 먼저 계곡 따라 바로 올라가 적멸보궁을 참배하고 산신각을 잠시 들렀다가 내려오면서 보니까, 옛날 건봉사는 현재의 건봉사  개울 건너편이었고 사지의 터가 무척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웅전에 들렀다가 내려오면서 왼쪽에 있는 종무소를 통해서 들어가면 부처님 치아 진신사리를 친견할 수 있도록 법당이 마련되어 있다. 아침 9시가 좀 넘어서 동산불교대학 버스 두 대 인원과 경불원 26명이 합쳐서 모두 84명의 많은 인원이 함께 등공대(오를 등, 빌 공 - 아미타의 정신세계를 향해 오르다는 의미)를 향해 출발하였다. 문화해설사의 설명에 의하면 삼국시대에 어느 스님을 중심으로 1만일 기도원력을 세우고 수행한 결과 31인이 함께 아미타세계로 올랐다는 기록에 따라 등공대에 가보면 부도탑처럼 탑이 하나 서 있고, 한자로 31인 기념.... 이라고 새겨져 있다. 그래서 건봉사를 아미타 도량이라고 한다.


  동산불교대학은 어느 재가 불자가 설립한 것으로써, 과거 한 때는 조계종 산하의 교육기관이었으나, 현재는 독립적인 불교교육기관이라고 한다. 그 찬 바람이 부는 금강산 감로봉 산자락에 있는 등공대에서 동산불교대학답게 의식을 진행하였다.  삼귀의 - 반야심경 - 나무아미타불 정근 탑돌이 -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 제창 - 발원문 - 사홍서원을 하고서는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으로 의식을 마쳤다. 그냥 기념탑을 돌거나 탑을 끌어 안고 기도만 하는 것보다는 훨씬 장엄하고 여법해보였다.


  하산 후에는 서둘러 강원도 홍천에 있는 백락사를 향했는데,  고성에서 진부령을 넘어오는 국도와 속초 미시령에서 넘어오는 차량이 만나는 백담사 부근에는 정체현상이 심하여 백락사에는 약 두 시간 정도 늦게 도착하여 점심공양 후에 성민 주지스님의 굵고 짧은 법문들 듣고는 바로 귀가길에 올랐다. 집에 도착하니 8시 반경이 되었다. 온 가족이 한 자리에서 저녁공양을 함께 하면서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하였다.


 올해 한 해, 가족의 건강과 소원성취 기도를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하게 되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