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공감이 가는 말이다.
어제 아침에 도서관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유치원 아이 손을 잡고 도서관으로 들어서는 젊은 아빠를 뒤에서 바라보면서, 이런 말이 떠올랐다. 비교적 이른 아침이라 주차장에는 빈 자리가 여기 저기 있었다. 다만 도서관 건물주변에는 자리가 없었다. 그런데 주차 공간이 아닌 곳(건물입구 주변)에 불법주차를 하고 들어간다. 그 어린아이가 배울까봐 걱정되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혼내주는 것이 자기 기분에 따라 왔다갔다하곤 한다. 어른이 아이에게 불법행동을 보여줘 놓고, 막상 어린 아이가 불법(공중도덕)을 저지르면 나무란다. 아이들은 혼동스러울 것이다. 아빠는 그렇게 해도 되는데, 나는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가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워보면 알지만, 평소에는 잘 몰라도 나이 어느 정도 들면, 어느 순간 아이들의 행동양식을 보면서, 어른이 정말 깜짝 놀란다. 어떻하면 저런 언행이 나를 닮았을까 하고 놀랄 때가 있다. 말과 행동이 내가 하는 것과 꼭 닮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은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롷 보여주면 된다." 그런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인사하는 습관이다.
어른이 아이들을 데리고 다른 집을 방문할 때, 입구에 들어서면서 그 집 주인을 만날 때 하는 인사( 말과 태도 ) 그리고 헤어질 때 하는 인사는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대표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 보고 인사를 잘 하라고, 못 한다고 나무랄 일이 없다. 내가 평소에 어떻게 했는지를 되돌아 보면 된다. 그 어린 아이가 사춘기를 거쳐서 성인이 되면, 이런 습관과 버릇은 이미 체화되어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부모가 아들에게 물려줄 재산은 바로 이런 좋은 습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문제아이의 뒤에는 반드시 문제부모가 있다는 말이 있다." 초등학교 어린이 효행교육을 하면서 아이들의 여러가지 반응을 보면, 그 부모님의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ADHD 아이들, 사랑과 인정의 욕구에 목말라 하는 언행들을 보면서, 그 부모님을 한 번 연상해본다. 철이 든 어른들도 인정의 욕구에 목말라 하는데, 철부지 어린이들이야 말해 무엇하랴. 가정에서 채우지 못한 것을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채우고자 발버둥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아이들 탓할 것이 아니라 학부모 교육을 먼저 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가정형편이 어려워 맞벌이 하면서 방과후 아이들 혼자 스스로 활동해야 하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것은 국가가 사회복지 차원에서 방과후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누구든지 성인 되어 보면, 자기 부모를 평가할 때가 있다. 우리 남매들을 키우느라 애쓰시면서 살아오신 그 모습을 보고 우리도 그렇게 살아간다. 아니라고 하지만 말과 행동을 그렇게 하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고,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닮아간다는 것이다. 작년 국회의원 회관에서 인성관련 토론회가 있다고 해서 참석했더니 깜짝 놀란만한 이슈를 법제화 추진하겠다는 단체가 있었다. 다름아니라, 부모가 되기 위해서 사전에 이수해야 할 공부(학점?)가 있다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너무 낯선 방안이어서 받아들이기 부담스럽긴 하였지만, 정말 공감이 가는 대안이었다.
과거에는 대가족으로 한 가정을 이루었지만 지금은 핵가족에 독거가정이 늘면서 어른들의 잔소리( 삶의 지혜 )를 들을 기회가 없어져서, 어떤 상황에서는 부모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없잖아 있다. 그리고 몰라서 대충하고 보면 나중에 후회하게 되고, 그것이 결국 아이들이 자라면서 사춘기에 고충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요즈음 맞벌이 부모 자녀들에게는 밥상머리 교육이 없어졌다. 우리가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고 하지만, 정말 경제 때문에 다른 모든 것들을 희생하면서 지금처럼 삶의 수준이 어려워진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아이들에게 밥상에서 수저를 누가 먼저 들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면, 눈을 뜨면 아빠는 이미 출근하고 안 계신다는 아이부터 엄마가 없다(결손가정)는 아이들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그래서 아빠가 출근할 때 퇴근할 때 인사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아빠보다 아침에는 늦게 일어나고, 밤에는 먼저 잠자리에 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열심히 살아온 덕분에 경제적으로 삶이 많이 윤택하게 되었지만,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제대로 키우지 못한 사회적인 일탈, 문제는 새로운 과제로 크게 부상하게 된 것이 현실이다.
아무튼 세상만사가 다 변한다. 가족제도와 구성도 크게 바뀌었다. 그래서 가정의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을 국가사회가 많이 맡아주고 있다. 노인을 봉양하는 것도 자식이 해야 할 도리였지만, 지금은 국가사회의 부담이 증가하고 자녀들의 부담이 줄어가고 있다. 그런 과도기적 변화 속에서 노인들의 고충이 크다. 우리나라 730만명이라는 베이비붐 세대의 상당수는 노후 준비를 못 했다고 한다. 많은 아이들을 뒷받침하느라 자기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요즈음 아이들은 대학졸업으로 독립하는 것이 아니라, 취업하고 결혼하고 손자손녀 돌봐주는 것까지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니, 어느 시점에 성인이 되고, 어느 시점에 독립하는지 모르겠다. 요즈음은 어려운 경제탓을 하면서 바야흐로 부모의 무한책임사회가 도래한 것인가? 이런 시류에 의지하여 스스로 독립을 미루는 젊은이들이 걱정된다. 의타심 의존적인 사고와 행동이 걱정된다. 캥거루족 처럼..........
마하반야바라밀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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