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이사한 후, 수리작업 후기

圓鏡 2019. 3. 23. 13:04


  지난 수요일 이사를 하면서 중개소 중재로 삼자간에 합의한 확약서대로 수선작업을 하는데 오늘까지 꼭 열흘이 걸렸다. 도배, 베란다 페인팅, 씽크대 교체 외에도 창문틀과 블라인드 청소 등 오늘까지 항상 대기 상태로 있다가 현관문을 열어주고 함께 청소를 하곤 했다. 오늘은 도급자, 집주인, 세입자가 배석한 가운데 최종 현장조사가 마무리되었다. 집 주인과 도급자와의 세부내용(견적)을 세입자는 모르기 때문에 관여할 바는 아니다. 다만 확약서에 나와 있는 항목대로 수선작업을 하느냐 하는 것만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난감한 상황은 오래된 집이라 씽크대 작업하면서 뜯어낸 소방설비를 원상태로 복구해도 작동하지 않을 거라는 것이며, 작업자 역시 이  분야에는 문외한이라 손을 댈 수가 없어서(연결작업 불가) 그냥 벽에 달아 놓기만 한다. 게다가 작업내용(품질)이 아니다 싶어도 내 집이 아니라 뭐라고 강하게 요청할 수가 없는 입장이다. 추가 요구사항은 곧 비용증가로 이어져서 주인에게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작업완료 후에는 주인 현장을 방문해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전세 종료 후에는 이 부분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지 말라는 정도로 마무리를 하였다. 


  지난 열흘간 주인-도급자-세입자간에는 입장이 각자 다르다.  당초 약속한 작업을 진행하는 도중에 가능하면 일의 범위를 줄여서 이윤을 더 많이 추구하려는 도급자와, 추가 요구사항이 있더라도 당초 계약금내에서 작업을 마무리하려는 주인입장 사이에 세입자가 끼어 있다. 확약서에는 무엇을 교체해주기로 한다라고만 되어 있지 다른 내용은 없다. 결국 그 제품의 품질(=비용)에 대해서는 집 주인이 도급자로부터 견적을 받아보고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도급자는 이 분야에 전문가이고 주인은 이 분야에 어둡기 때문에 결국은 도급자의 의도대로 작업은 진행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마디로 품질로 얼마든지 이윤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업범위를 임의조정할 수 있는 부분을 도급자가 알아서 처리하면서 이윤을 추구할 수 있다.


  이 세상에 서로 믿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편안한 세상이 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2년 후에는 내 집마련해서 이사를 하길 간절하게 기원해 본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