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손자 돌보기

圓鏡 2019. 3. 16. 22:15


늘 귀엽기만 한 세살배기 손자도

오늘 오후 내내 7시간 정도를 혼자서 보자니

힘들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아마 오늘이 나 하고 둘이서 제일 긴 시간을

함께 보낸 것 같다.

다른 게 힘든 게 아니라 잠시도 눈을 못 땐다.

잠시 눈을 땠더니 조용하길래 가보니, 바늘

도구함을 뒤짚어 놓았다. 가위와 바늘이 들어 있는데...... 


3월 중순 봄 날씨는 괜찮은데 바람이 쌀쌀하여

바깥으로 데리고 나갈 수도없고 해서

종일 눈을 떼지 못하고 거실과 방에서

장난감만 가지고 놀다보니

손자도 놀고 있는 표정이 따분해보인다. 


한편 나도 재미있게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하모니커를 불다가,

배터리도 없는 휴대용 mp3 player 버턴을

누를 때마다, 내가 동요를 바꿔가면서 불렀더니

꽤나 재미있어 하였다.


그러다가 동요 리듬에 맞춰 어깨춤을 덩실덩실

출 때는 아주 보기 좋다. 콧노래로 리듬의 일부를

따라 하기도 한다.


인사를 할 때는 손뼉을 치면서 환하게 웃고 폴짝폴짝

뛰고 할 때는 힘들다는 생각이 온데간데 없어진다.


대소변을 아직 못 가려서 기저귀 차지 않고

놔누기엔 걱정도 되어서 기저귀를 채웠더니

대변을 두 번이나, 소변을 한 번이나 보고

9시경에 잠자리에 들었다.


평소 낮잠을 자는데 오늘은 낮잠 자려는 순간에

대변을 처리하느라 졸다가 잠이 깨버렸다.


오늘 오후는 이렇게 손자와 함께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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