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니다

圓鏡 2019. 3. 19. 07:30


그저께 일요일 오후 한가하게 오랜만에 만난 도반과 둘이서 커피숍에서 차담을 나누고 있는데,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보니, 갑자기 조문을 가야할 상황인데 일정이 여의치 않았다.


오늘 당장은 가능하나 왕복 500킬로미터 심야에 운전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일 가보자니, 낮 시간에는 내가 다른 일정이 있다. 진퇴양난이다.


함께 조문을 갈만한 친구에게 소식을 전했더니, 오늘 당장은 어렵고 내일 오후에는 가능하다고 해서,

내 일정을 조정해서 함께 가기로 하고, 내일 일정은 내일 오전에 알려주겠다고 하곤 전화를 끊었다.


정오쯤 사무실 근처에서 만나 출발하였는데, 격의 없는 오랜 친구라 화제는 풍부하였다. 세 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 4시간이 걸렸다. 날씨와 교통은 아주 좋았다. 귀가시간에는 수도권구간

에서 퇴근시간과 겹쳐 5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상이 빗나가 지체와 정체는 제로였다. 

밤 9시경에 귀가하였다. 그래도 출발시간 기준으로 보면 왕복 10시간(조문시간 포함)이 걸렸다.


왕복 500킬로 당일 운전이 쉽지 않은데, 맘 맞는 친구와 둘이서 오랜만에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다녀왔더니, 오른쪽 무릎에 약간 통증이 있는 것 외엔 기분이 상쾌하다. 날씨 좋고 교통상황도 좋은

한산한 고속도로를 주행한 것이 기분전환에 도움이 되었고, 대화 역시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운전 시간만 본다면, 몸과 마음이 피곤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않다는 것은 운전 거리와 시간 뿐만

아니라, 주변상황이 피로감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문을 갔더니 반가워하는 상주들

뿐만 아니라 긴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대화를 나누면서 소풍을 간 기분이어서 피로감이 덜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또한 일체유심조라는 불가의 말을 연상시키게 한다. 심외무법 유심소현, 마음 밖에 없고 오로지

마음이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세상사 모두 맘 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있는 것 같다. 때로는 몸은

피곤하지만 기분은 좋은 일도 있다. 어떤 일을 하고 나서 성취감이나 보람을 느낄 때 그러할 것이다.

몸은 피곤하여 잠은 잘 오고, 기분은 상쾌한 삶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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