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파격의 묘미( 효심사 )

圓鏡 2013. 11. 13. 09:10

 

 

평소 우리가 관습에 얽매여, 잘못된 것을 그대로 답습하여 이어져 가고 있는 것들이 있다.

 

가끔 그러한 것들이 방편이라는 말로 덮고 그냥 지나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것들

이 가끔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때로는 마음을 불편하게 하기도 한다. 그런 것들을 과감

하게 타파한 것 중의 하나가 효심사 법당 정중앙에 자리를 잡고 있는 부처님의 상호이다.

 

보통사람들을 형상화한 본존불이 정중앙에 자리를 잡고, 좌측 벽에는 관세음보살님을

우측벽에는 석가모니불을 모신 법당이다.

 
대승불교권의 부처님 상호가 거의 비슷하기도 하지만, 사찰마다 법당마다 다소 다르기도 하다.

그러나 어느 중국 사찰에서는 부처님의 상호가 호감이 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내 기준으로

상당히 낯선 부처님 상호였다 ). 우리가 중생이라고 하지만, 원래 부처인데 스스로 그러함을

깨닫지 못하고 인정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한 교리를 근거로 보통 사람을 형상화한 본존불을 법당의 정중앙에 모신 것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대단한 시도를 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 본존불의 상호가 보통사람을 형상화해서

친근감이 가는 상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보아왔던 상단에 보통사람 얼굴형상의 부처님을

모셨다는 것 자체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음은 무슨 영문일까? 이것도 나의 습관일 따름일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먼 훗날에 오늘을 되돌아 보면, 불교발전의 기틀이 될 수 있으려나 ...............?

 

하기야 대부분의 사찰에 모신 석가모니 부처님의 얼굴이 싯달타 태자의 원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를 것임에 틀림이 없다. 각 지역마다 자기네들이 좋아하는 형상으로 불상을 만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초의 불상이 나온 간다라지역에선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상호로, 중국 사람들

또한 그들의 문화와 취향대로 형상을 만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던 모든 것이 수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금강경의 대표적인 사구게 중에서도

'나(여래)를 육신이나 음성으로 보려고 한다면, 부처를 볼 수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32상 80종호는 부처님의 겉모습을 특징짓는 것들이다. 일반 중생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니다.  그래서 낯선 부처님을 모셔 놓고도, 늘 그런 상호를 바라보니까 부처님이란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 같다.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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