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자연재해에 대한 단상

圓鏡 2012. 7. 19. 09:11


평소 재해에 대비하긴 해도 생각보다 큰 재해가 닥치게 되면 당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 자연재해이다. 재작년 곤파스 태풍은 국지적인 돌풍으로 아직도 그 상처를 이 산 저 산에서 볼 수 있다. 해변가 마을을 아비규환으로 만든 일본의 쓰나미, 몇 년 전 미국에서는 허리케인으로 인한 가옥들의 피해 등 자연재해를 보면, 현대과학과 물질적인 문명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그 피해를 줄일 수는 있지만 큰 재해 앞에서는 현대과학과 문명도 속수무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대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실감하게 된다.

이 지구촌 곳곳마다 해마다 그 때쯤 되면 반복되는 그 지역 특유의 자연재해가 있다. 국가차원에서 재해대책본부가 마련되어 재해를 줄이고 피해복구를 신속하게 하기 위해 밤을 새워 당직을 서곤하지만 일정 부분 피해는 해마다 감수해야 하고 피해복구를 해야 한다. 원시 고대사회에서는 이러한 자연재해를 극복할 수단이 부족하고 능력이 부족하여 자연물마다 정령이 있다고 믿고, 바다, 하늘, 땅, 바위, 산, 나무 등의 자연물에 神이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자연재해는 곧 그 신이 노하여 일어나는 것으로 이해를 하고 곧장 제사를 지내고 제물을 바치곤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관습이 많이 완화되긴 하였지만, 지금도 어려울 땐 스스로 마음을 위로받고, 다짐을 하고자 할 땐 이러한 신을 찾는다. 이러한 기원을 바탕으로 미신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발전한 것이 현대의 종교이다.

장마철과 태풍은 내가 사는 이곳의 자연재해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만사가 양면성이 있듯이 이번 장마가 오기 전까지 104년만의 최대 가뭄이 있었다. 그러나 장마가 그 가뭄을 해결해준 것이다. 물론 가뭄을 이기기 위해서 펌핑을 해서 물을 끌어 들이더라도 사람이 먹는 식수는 해결이 되지만 농수까지 완전하게 해결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논 바닥이 갈라지고, 저수지 바닥, 심지어는 댐의 바닥까지 갈라졌던 가뭄이었다. 아무튼 이럴 때 과유부족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 하다. 항상 적절한 것이 좋긴 하지만 자연이란 그러하지 못한 것 같다. 때론 물이 많아서 탈, 때론 가물어서 탈,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인류는 그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7월, 8월, 9월까지는 태풍이 올 수도 있다. 큰 피해가 없이 한 해가 잘 넘어 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특히 일본이 자연재해 영향으로 큰 어려움을 아직도 겪고 있어서 이웃으로서 안타깝기만 하다.  원경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