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주변 사찰과 암자들이 한데 모여, 해마다 연등행진 행사를 해오고 있다. 작년 재작년에는 야외행사가 우천으로 인해,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 했다고 한다. 특히 작년에는 행사를 시작하자마자 내린 폭우로 천막아래에서도 몸을 가누기 힘들어 신발과 바지가 비에 흠뻑졌었던 기억이 오늘의 행사를 맞이하여 떠오른다.
화성행궁에서 시작한 연등행렬은 팔달문을 돌아서 장안문까지 행진을 한 후 장안문에서 다시 화성행궁까지 되돌아오는 코스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연등행렬은 다섯명씩 한 조로 줄을 서서 화성행궁에 선두가 도착하는데 행렬의 끝트머리가 화성행궁을 막 지나칠 정도로 길이가 길었다. 각종 조형물과 사암연합회 신도들 수원시민들이 연도에 끊기지 않고 늘어서서 카메라, 휴대폰 등으로 사진을 찍는다.
수원은 화성을 중심으로 한 문화도시로써 불교문화 역시 수원시민들에게는 환영을 받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남녀노소 시민들이 나와서 함께 즐기고, 환호하고 손을 흔들고 인사를 나누고 하는 모습들이 광명시민들과는 사뭇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행사를 준비하는 측에서도 일정규모 이상의 볼거리가 있고, 행사 규모가 있어서 시민들의 반응도 이렇게 떠거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인천경기지역단(포교사단)의 포교사들은 행렬의 앞부분에 서고, 대오를 잘 맞추고 포교사 단복을 입고 맨 우측 일렬은 목탁을 치면서 포교사가 함께 석가모니 정근을 하면서 행진을 하였다. 나도 모처럼 정근목탁을 실컷 크게 쳐보았다. 정근을 한 시간 한 셈이 되니까. 잠시 종교편향을 잊고 불자들의 잔치에 심취한 오후였다.
그리고 이 행사에는 이번이 두 번째 참석하는 것으로써 소감은 다음과 같다. 광명시연합회 연등행진 행사는 광명실내체육관에서 출발하여 시민운동장에 도착하면 해산하는 일방( one way )임에 반해, 수원연등행사는 수원의 번화가인 팔달로를 양방향 모두 교통을 차단하고, 장안문과 팔달문사이를 갔다가 되돌아오는 것이어서 행사에 동참한 불자들끼리 최소한 두 번은 서로 지나치게 되어 있어서 참으로 좋았다. 구경하는 시민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볼 수가 있지만, 행진에 동참하는 불자들은 자기 부근의 분위기만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같은 길을 왕복으로 하다보니, 행진에 동참한 불자들도 행렬 전체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고, 함께 즐길 수 있고, 서로 서로 손을 흔들면서 마주보고 자축하는 분위기가 아주 좋다. 그리고 맨 앞에서 행진길을 트는 학생들의 풍물패는 50~60여명의 규모로 풍물소리가 크고 경쾌해서,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한 몫을 톡톡히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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