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에는 "산고수려 월명강호"라는 봉화 명호로 다녀왔다. 강원도 태백시의 북쪽에서 시작하는 낙동강 물줄기가 명호 면소재지에서 운곡천을 만나 청량산을 지나 안동호로 이어진다. 명호면 면소재지에서 청량사 입구까지 청량산을 끼고 흘러내리는 낙동강을 따라 래프팅을 한 것이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 약 7킬로 구간을 승용차편으로 달리다 보면 수박겉핥기식으로 청량산을 보게 되지만, 래프팅을 즐기면서 물길 따라 내려가다 보면, 청량산과 낙동강 사이에는 깍아 지른듯한 암벽과 소나무가 조화를 이루어, 그 광경이 장관이다. 이번 여행의 일행 중에는 개신교와 천주교 신자들이 있었다. 이들이 청량사와 부석사를 동행해준데 대해서 고맙게 생각한다. 물론 그들은 사찰을 사찰로써 가본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재를 보는 기분으로 도량을 관람하였을 것이다. 그래도 고맙다. 불교를 우상이라고 치부하는 정통보수주의 개신교 신자들은 아예 그 근처에 가는 것조차 꺼리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불교는 종교적인 측면 외에도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나라 문화의 상당부분을 불교문화재가 차지하고 있어서, 중.고등학교 수학과정에서 불교문화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그 과정을 마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들은 나를 배려하고 나는 그들을 배려하는 매너를 가지고 이번 여행을 무난하게 함께 한 것이 보람으로 느껴진다. 이렇게 서로 배려해줄 수만 있다면 종교 백화점인 우리나라에서는 종교간 갈등을 피하고 평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종교의 근본은 하나같이 선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는 동일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믿음의 대상이나 수행방법은 다를지 몰라도 악을 멀리하고 선을 추구한다는 면에서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각자의 신행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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