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만행5 - 청계산 청계사

圓鏡 2011. 6. 18. 21:40

 

 

평소 자주 가보고 싶은 유혹을 느꼈던 곳, 청계산 청계사를 오늘의 만행코스로 잡았다. 사무실 앞으로 다니는 마을버스를 볼 때마다 청계사로 가보고 싶은 유혹을 받아 오던 터였다.  사무실을 옮겼던 재작년에 처음 청계사를 다녀온 후 다시 한 번 극락보전을 찾았다. 도량입구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기 전에 [우담바라 핀 사찰?]이라는 글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입구 주차장에는 차량으로 가득하고, 도량에 이르는 산길 군데군데 좌우측에 주차된 차량, 도량에 다랐을 때에도 차량으로 가득하다. 오늘은 법회가 있는 날은 아니어서 등산객들의 차량으로 도량입구에 이르기까지 도로변 공간을 가득 채운 것 같았다. 도량입구에 다라랐을 때 세 대의 차량이 도량입구 계단을 막고 있어서 참으로 안타까운 맘으로 우회하였다.

 

맘 수행을 하려고 요즈음 만행을 하고 있는 터라, 먼저 대웅전 위치에 자리잡은 극락보전에 들렀다. 법당 바닥이 나무로된 터라 산행하는 불자들의 출입으로 삐걱 거리는 소리에 좀 더 지체하고 싶은 마음을 바로 정리하고 일어섰다. 문수보살의 지혜를 가질 수 있도록 간절한 맘으로 기도를 마치고 밖을 나서서 바로 뒷산으로 올랐다.

 

하산길은 매봉 중턱 허리길로 해서 서울대공원 울타리를 따라 과천시내로 잡았다. 과천 소망교회가 매봉 맨 아랫자락에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주변에 휴식처가 아주 깨끗하고 넓어서 시민들이 찾을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활동을 하는 공간을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할 수 있고,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종교 본연의 역할에 부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짙은 녹음으로 우거진 청계산, 초여름 날씨에 바람 한 점 없는 날, 한증막 사우나 효과를 즐길 수 있는 하루였다. 그러나 능선에 자리를 잡고 나무 그늘 아래서 쉬고 있으면, 가끔 나뭇잎이 흔들릴 정도의 바람이 지나가면서 등줄기 땀을 훔쳐주는 시원함에 감사하는 맘을 일으켜 본다.

 

오계의 마지막 계는 불음주계이다. 특히 짧은 시간에 빈 속에 들이키는 알콜의 시원함은 쉽게 사람을 취하게 한다. 그런 맛으로 마시는 술이긴 하지만, 그 자리가 즐거우면 그나마 다행인데, 화제가 불편한 것일 경우에는 이 술이 사람을 실수하게 만들기 쉽니다.  알콜 기운에 큰 소릴치고, 뭔 소릴 했는지 기억이 아른 거리는 상태에서 다시 술을 들이키고,........ 이런 악순환의 되풀이로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다. 이럴 땐 그 자릴 떠나는 게 상책일 것이다.

 

세상만사가 다 내 뜻대로 이루어지길 기대할 순 없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이루어질 기대한다. 그 기대치를 두고 때로는 실망하기도 한다.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설 때도 있고, 그 감정이 일과 업무단계를 넘어서서 사람에게로 전이되기 시작하면 상황은 풀기 어려운 단계로 전환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럴 땐 어느 일방이 포기하는 것이 이 문제를 풀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진퇴양난, 인내, 다음 때를 보자, 마음을 좀 더 쉬게 해보자.   원경합장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