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밤 늦게 도반 한 분과 함께 전통불교문화원에서 마곡사 일주문 밖까지 산책을 하였다. 고요한 산중에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의지하면서 꼬불꼬불한 개울길을 따라 한 참을 걸었다. 아직 시기적으로 일러 그런지 몰라도 많지는 않지만, 반딧불이 어둠을 밝히면서 날아 다니고 있었다. 깜깜한 산중에 반짝이는 그 불빛은 선명하게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보이면서 밤 하늘을 유영하고 있었다. 쉽게 두 손을 모아 반딧불을 잡아볼 수 있었다. 마치 자동차 비상등 깜박이듯이 밝은 불빛이 순식간에 나를 40년 전으로 되돌려 놓았다. 여름 방학 동안 고향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모기가 달라들긴 하지만 그래도 시원한 밤 바람 쇠러 밖을 나선다. 여름 밤 하늘 여기저기 어지럽게 날아다니던 반딧불이었다. 도시생활에 반딧불을 잊고 산지도 오래되었고, 산으로 들로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놀았던 과거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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