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연례행사화된 성탄절 예배참석, 불자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기회인데, 종교간의 대화와 교류라는 측면에서 서로 왕래를 하고 있다. 작년에 30여년만에 처음으로 개신교 예배에 참석한 후, 이번이 두 번째 참석이었다. 우선 반갑게 그리고 따뜻하게 맞이해주신 목사님과 집행부 임원들이 고마웠다. 배타적인 종교로 그 이미지가 널리 알려진 것과는 달리, 그들의 따뜻함 속에 녹아 종교인으로서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
성탄절 음악예배 식순 내내 이 종교 의식이 불교와 얼마나 유사한가라는 측면에서 보고, 이해하려다 보니 정말 종교로서 공통된 점이 너무 많았다. 사실 善을 추구하고 幸福을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 표현의 수단과 방법만 다를 뿐이지, 아니 유사할 뿐이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유사하다고 생각하고 서로간에 동질감을 찾으려는 시각으로 바라보니, 유사한 점이 많아 보였다. 세례와 수계, 결혼기념 떡공양과 떡잔치, 모임 후에 국수로 점심 한 끼 식사하는 것까지, 헌공금을 받아서는 십자가에 다가서서 이 돈을 어디에 어떤 목적으로 쓰겠다고 신고하는 것까지, 여러가지가 비슷한 형식으로 의식이 진행되었다.
타 종교를 이단시 하고, 시설물을 파괴하거나 방화를 하는 극단적인 소수의 신도들에 의해서 그 종교의 이미지가 그렇게 결정되는 것도 잘못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극단적인 행위를 하는 소수를 두고,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미국사회의 빈곤층인 흑인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처럼....... 내가 경험한 미국인은 백인보다 흑인에 대한 감정이 훨씬 좋다. 왜냐하면 미국을 처음 여행하면서 만났던 그 흑인이 당시 여러모로 불편했던 우리들에게 배풀어준 그 행위와 따뜻함이 내 맘 속에 아직도 자리를 잡고 있기에 그러하다. 오히려 백인에게 차가움을 느끼는 반면, 흑인에게 따스함을 느낀다. 아직도.............
이렇게 사람들은 자기 맘대로 상대방을 평가한다. 자기 입장에서 자기가 배우고 경험한 바탕으로 이해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그 외에는 아는 바가 없고, 경험한 바가 없으니 그렇게 밖에는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가 역사를 통해서 잘 알고 있듯이 전쟁은 정치적인 이슈에 의해서 발생한 사례가 많지만, 종교로 인한 전쟁 역시 많다. 게다가 종교가 원인이 된 전쟁은 더 길었고, 더 비참한 상처를 남겼다. 어떤 종교이든 간에 개인과 마찬가지로 자기입장만 챙기다 보면, 다른 종교, 다른 종교인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마련이다. 내 종교가 소중하고 내 이웃이 소중하듯이 타 종교와 종교인 역시 소중하다고 인정을 하고, 같은 목적을 추구하는 종교인들간에 대화를 나눔으로써, 같은 지역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함께 돌볼 수 있는 공동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의 아이디어가 나와서 실천으로 옮겨진다면, 종교는 이 사회를 맑고 밝게하는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면서........ 이 세상이 맑고 밝은 사회로 ...........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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