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눈 내리던 날, 오금이 저려서......

圓鏡 2009. 12. 27. 17:02

 

흰 눈의 양면성

 

얼마나 운치가 좋은가?  밖에서 하얀 눈이 내리면, 창밖을 내다 보고 있노라면........ 아스팔트 위에 자동차가 달리면, 자동차 꽁무니를 따라 흩날리는 눈보라의 모습은 야릇한 느낌이 든다.  이런 기분도 잠시 눈이 쌓이기 시작하면 운전자는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어느새 "긴장"이라는 놈이 "운치"라는 자리를 차지하고는 비켜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법회를 본 후, 점심식사를 서둘러 마치고 귀가를 서둘렀다. 양주시청 부근에 도착하고 보니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것처럼 잔뜩흐려 있었다. 마침내 보드라운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동부간선도로를 달리면서 운치를 만끽했다. 올드 팝송에 하얀 눈이 내리는 차창 밖으로 시선을 가끔 빼앗기긴 했지만 훌륭한 드라이브였다.

 

내부순환로에서 성산대교 방향으로 진입하려는데 수 킬로 줄을 서 있다. 문제는 눈이 제법 쌓여서 제 속도를 낼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서둘러 귀가하는 수 밖에 없다는 판단아래 양화대교로 방향을 바꾸었다. 강북 강변을 잠시 타고, 양화대교로 진입하고 보니, 차량이 비교적 많이 다니는 중간차선은 괜찮은 편이었으나, 1차선과 3차선은 차량이 적게 다녀서 벌써 눈이 많이 쌓였다.

 

자연스럽게 차량은 거북이 걸음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마음은 빨리 귀가하고 싶지만, 차량의 행렬은 길게 늘어지기만 하였다. 내리막 길에서 차량간의 간격은 평소보다 훨씬 길게 ......... 이젠 긴장이 되어서 카셋 음악을 끄고, 미등을 켜고, 정신을 가다듬고 저속으로, 가능하면 브레이크는 밟지 않고서 운전을 하는데, 오금이 저려서 온 몸이 긴장된 상태로 ......  아무튼 무사고로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하고 보니, 차량에는 눈이 잔뜩 쌓여 있었지만, 내 마음의 근심걱정은 말끔이 사라지고 .............

눈오는 날, 멋진 드라이브를 하고나서..................  2009.12.27 일요일 오후, 원경합장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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