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매사에는 때가 있다

圓鏡 2009. 10. 10. 08:39

 

 

'해가 떴을 때, 건초를 말려라'는 속담이 있다. 때를 놓치지 말라. 타이밍의 중요성을 이르는 것일 게다. 구름 낀 날씨나 비가 오는 데 건초를 말릴 수는 없다. 해가 비치는 동안 건초를 말릴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이다. 유치원생으로부터 대학생까지 각 단계별로 제 때 익혀야 할 것들을 제대로 배우지 못 하거나 이해하지 못 하게 되면 그 다음 단계의 공부가 어렵듯이, 매사에 있어서 그 일을 처리하기에 적당한 때가 있게 마련이다. 그 때를 놓치지 말고 잘 잡아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그 일을 쉽게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생들이 탐진치로 인해서 그 때를 놓치거나 설사 잡았다손치더라도 좀 더 안주하고 싶은 맘에 머무르다가 때를 놓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일은 깔끔하게 마무리를 못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일이 잘 될 때, 그리고 조금 아쉬울 때 그것을 마무리 하는 것이 상책이 될 수 있다. 그 곳에서 쓸데없이 너무 오래 머무르다 보면 추한 모습으로 마무리를 해야 할 때가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고, 의자의 주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때가 되면 주인은 바뀌어야 한다. 마치 부모와 자식이 그 바톤을 이어가듯이...........

 

삼라만상이 바뀌고 있다. 그래서 중생들은 무상함 속에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그 변화를 잠시잠시 즐기는 소수의 부류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 하거나, 변화를 수용하지 않으려는 즉, 현실에 안주하려고 하다보니 무상이라는 진리를 거슬러 가려는 생각과 행동을 취한다. 그렇게 될 수도 없거니와 그 결과가 좋을 수가 없다. 우리 주변에는 이러한 사례가 많다. 진시황제의 수명에 대한 탐욕의 사례부터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되면 가을에 알맞은 채비를 해야 하듯이 어떤 변화가 찾아올 때, 그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순리에 맞에 잘 마무리 하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나이 들수록 삶의 기준이 흔들리는 것 같다. 예전에는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었던 것들이 이제는 이렇게라는 정답이 여러 가지로 이해되고, 받아들여 진다. 이것이 삶의 깊이를 더하는 것인지?  기준이 흐려지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때론 정답이라는 것이 따로 없다. 서로 협의해서 정하면 그것이 정답이다. 아니면 상황에 따라 이렇게도 할 수 있고, 저렇게도 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되어 하나의 정답을 찾는 것이 잘못이라는 생각마져 든다.

 

아무튼 이번에는 이 자리를 물러나서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 가는 것이 순리인 것 같다. 내 주변에 많은 여건들이 내가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 오길 기다리고 있다. 그 약속을 지켜야 할 때가 되었다. 이런 판단은 나와 내 주변의 여러가지 여건들을 고려한 나의 판단이고, 다른 환경이나 다른 기준으로 보면, 또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 기준으로 내 주변을 상황을 잘 판단하고 그렇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사료된다. 3년 동안 해온 약속을 지키면 될 일을 가지고, 뭘 그리 구구절절이 상황설명을 하려고 하는고????? 

 

주말 이른 아침에 맑은 정신으로 복잡한 이슈를 다시 한 번 정리를 해본다.  2009. 10. 10  원경 합장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