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가을을 맞이하며 .......

圓鏡 2009. 9. 8. 08:22

 

 

근래에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몇 번 내리고 나더니, 밤에는 창문을 닫지 않고서 자기엔 날씨가 차다.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에는 가을의 기운이 듬뿍 담겨 있음을 피부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오듯이 조만간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오겠지.......  겨울이 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반복되는 사계절의 변화를 경험한 바에 따라 우린 자연스럽게 겨울이 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계절은 1년을 주기로 이렇게 반복이 되고, 들녁에 흔한 잡초나 일년생 꽃들도 한 해를 주기로 싹을 트게 하고 꽃을 피우고 가을이 깊어지면 씨앗을 여물게 하면서 스스로는 말라 죽는다. 그 씨앗이 다시 내년 봄에는 새싹을 트게하면서 반복되는 삶을 영위한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태어나서 자라곤 대를 이어갈 후손을 두고서는 생을 마감한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다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린 사람으로서 언젠가는 내가 그러할 것이고, 나보다 나의 부모님이 먼저 가는 길을 애닲은 심정으로 바라보곤 한다. 그게 인지상정이라고 하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히 가야 할 길을 가고 있을 따름인데, 사람의 마음은 그러하지 못하다. 머리로 이해는 하지만 가슴으로 그 이해를 받아들이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슬프다는 말로 표현되는 섭섭함은 사람사람마다 그 깊이가 다를 것이다. 상대방과 나와의 인연의 깊이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다 다를 것이다.

 

한 겨울 북풍 한설에 나무가지는 앙상하게 소리만 내고 있다. 마치 죽은 듯이 찬 바람을 맞으며 모진 시간을 지내고 나면, 따뜻한 온기에 새싹을 트게 한다. 계절이 바뀌어 싹이 트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고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여름이면 짙은 녹음으로 푸르름을 더하면서, 가지는 한 뼘씩 두 뼘씩 자란다. 가을이 오면 단풍으로 변하면서, 다시 자신의 뿌리에게 자양분을 공급하는 거름으로 되돌아 간다.

 

동물과 식물은 이동을 하느냐 한 곳에 머무르느냐는 하는 차이점만 있을 뿐, 이렇게 순환되는 자연의 섭리를 따른다는 점에서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식물이 스스로 죽으면서 씨앗을 남기듯이, 사람도 자식을 남겨 놓고 스스로는 없어진다. 그 씨앗과 자식은 그 모체를 바탕으로 자라며, 다시 대를 이어간다. 이렇게 종족을 보존시키고 확장시켜 가면서, 대대로 삶을 이어가는 것이 살아 있는 생물들의 본성이자 삶의 방식이다.

 

자, 이런 삶의 방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수행을 하자. 머리로 이해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이런 이해를 수용할 수 있도록 수행을 거듭하자. 세상만사가 모두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삶의 방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수행하자.

 

계절이 바뀌는 문턱에 서서 잠시 단상을 정리 ........  원경 _()_     2009.9.8 ( 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