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여름휴가엔 무얼할까?

圓鏡 2009. 7. 24. 22:39

 

 

시원한 도서관에서 몇 일간 책이나 실컷 보면서 시간을 보낼까?   그 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이나, 꼭 평일 날이라야만 볼 수 있었던 볼 일은 뭔가 없을까?  가족들과 함께 보낼 시간과 이벤트는 뭘까?  내일부터 하기휴가는 시작인데, 이제서야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한 번도 빠짐없이 고향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다녔다. 이젠 다 커서, 함께 다니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다음 달이면 멀리 떠나 보낼 큰 아들을 생각하면, 이럴 때 가족여행이라도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무더운 여름 날씨인데다성수기에 밖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여행이 아니라 고생 길을 떠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짐작을 미리 해본다.

 

내일부터는 시간이 자유로우니까 새벽기도라도 꾸준하게 한 번 나갈볼까 하는 생각까지 떠오르면서, 지난 초파일 행사 뒤로 뜸 했던 신행활동에 대해서 잠시 정리를 해보았다.그리고 3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해의 하반기로 접어 들었다. 이젠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아직도 큰 행사, 큰 일들이 남아 있다. 그 중에는 현 집행부에서 꼭 마무리를 해야 하고, 집행해야 할 일도 있다. 이 일에 관한한 "유종의 미"라는 단어 밖에는 떠오르는 것이 없다. 지나간 과거의 업적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평가는 다른 사람들 손에 맡기는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아쉬움이 덜하고, 다음 신도회 집행부에서 업무를 이관받았을 때,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래서 남은 5개월 동안은 새로운 일을 전개하는 것보다 연중 행사로 계획된 일들을 잘 마무리 하고, 이번 집행부에서 꼭 마무리해야 할 일을 최소화해서, 잘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바람직할 것이다.

 

금년 여름이 시간상으로는 벌써 2/3가 지나갔는데, 느낌상 그렇게 무더웠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내주에 장마철이 끝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무덥긴 하겠지만 한 달만 잘 버티면 여름 한 철 잘 넘기고, 서늘한 공기에 단풍이 드는 가을이 기다리고 있다. 아무튼 요즈음도 하루보다 일주일이 일주일보다 한 달이 더 짧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일년이 후딱 지나가는 것 같고, 나이는 속절없이 한 살 더 먹게 되고, 이렇게 바쁘게 살아가다보면 훗날 정년퇴직 후 한가한 시간을 가질 때, 내 스스로 내 가족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하는 생각을 할 때는 긴장감이 돈다.

 

이렇게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 정답이냐?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인생에 무슨 정답과 오답이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려면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일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지천명을 지나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서서 보면, 인생에서는 정답이 없는 문제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때와 장소,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 선택, 결정하는 것만이 있을 따름이다. 그 선택하고 결정하는데 있어서 정답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단지 도덕적으로 상식을 근거로 해서 선택하고 결정할 따름이다. 어느 것을 선택하든지간에 장점과 단점이 있게 마련이고,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어느 것도 장담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이것을 즐길 것인가?  고통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냐?  이것이 사바세계에 살아가는 중생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할거냐 말거냐라고 망설여 질 때는 일단은 하고 보라는 말이 있다. 해도 걱정 안 해도 걱정이라면, 하고 싶은 방향으로 선택을 하고 나가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는 것이다. 인생사를 자로 잰듯이 계산기로 계산하듯이 정확하게 가늠할 수는 없다. 때로는 통찰력과 직감으로 때로는 멘토나 선배의 조언에 따라서 결정할 수도 있다. 아무튼 결정을 하지 않고 미루고 있는 것보다는 적당한 시점에는 부담이 있더라도 의사결정은 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이 보편적인 논리이다.

 

자, 내일 새벽기도에 갔다와서 계획을 짜보자. 지난 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짠 계획을 가족들과 한 번 상의를 해보자. 다 큰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여름휴가를 시작하는 날  밤에 ............   원경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