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종교단체 조직 책임자로서 봉사활동을 해오면서 느낀 점들이 있다. 종교단체에서 크고 작은 조직의 책임자가 되려면, 다음과 같은 정도의 여건이 갖추어 지고, 소임을 다 하기 위한 행위가 따랐으면 좋겠다.
0. 영순위는 부촉을 받기 전에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부촉을 받아야 한다. 부촉을 받고 나서 내가 원해서 한 것이 아니라고 하면, 정해진 임기내내 참으로 힘들다. 문제는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에 함께 일하는 임원들도 힘이 든다. 그로 인해서 신도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부촉을 받은 후에라도 사정이 어려워져서 정상적으로 소임을 다할 수 없다고 판단이 되면, 바로 차상위자와 협의해서 소임을 내려놔야 한다. 그 자리만 차지하고 있으면서, 활동을 하지 못하면 절대 안 된다. 그 피해는 해당 조직 뿐만 아니라 신도회 여러 사람들에게 미치게 된다. 가장 난감한 것은 소임을 할 수 없는 상황, 혹은 하지 않으면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는 차상위자로서는 아주 난감하다. 사람을 두고 다시 다른 사람으로 그 자리에 부촉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소임을 다 하는 것도 아니고, 참으로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경우는 정말 없어야 함이 마땅하다. 이것은 소임으로 인해서 공덕을 쌓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일 것이다.
1. 마음이 중요하다. 자의든 타의든 일단 부촉( 부처님을 대신해서 주지스님으로부터 부촉장을 받는다 )을 받고 나면, 친절하게 최선을 다해서 봉사를 해야한다. 설사 부촉하는 과정에 다소 맘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모두 잊고(reset) 이것도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인연따라 몸 보시를 하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하고 실천해야 한다. 지성이면 감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듯이 내가 열심히 하고자 할 때, 주변에서 그냥 놔두지 않는다. 그 행위에 감동되어 함께 하고 도와주는 누군가가 있게 마련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먼저 열심히 하려고 하는 태도이다. 열심히 일 하는 사람이 실수를 하면 주변에서 아무도 욕하지 않는다.
2. 여건도 중요하다. 이왕이면 시간, 금전, 건강 등이 여유 있고 좋으면 금상첨화이다. 그 중에서 시간이 의외로 중요하다. 너무 바쁘거나 빠듯하면 중책을 맡아서는 안 된다. 시간이 부족하면 단위 조직이 돌아가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고, 그로 인해서 조직의 책임자로서 원활하게 활동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금전적으로도 여유가 있으면 좋다. 종교단체는 스스로 원해서 하는 자원봉사단체이기에 더욱 더 그러하다.
3. 솔선수범 ( 무주상 보시 )은 조직 책임자로서 갖춰야 할 필수적인 덕목이다. 내가 앞서서 열심히 하고, 궂은 일을 남에게 미루지 말고 스스로 도맡아 챙길 때, 함께 일 하는 조직 구성원들이 지지하고 따라온다. 그렇게 궂은 일을 하는 가운데 큰 경험, 좋은 경험을 하게 되면서 자기자신에게는 나름대로 노하우도 축적하게 된다. 그래서 해마다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게 되는 기분을 맛 보게 된다. 부촉받은 기간 중에는 다른 일을 포기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소임을 제대로 다 하기 위해서는 한 곳에 정성을 다해서 봉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꺼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한 마리도 못 잡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4. 정보전달능력과 판단능력이 있어야 한다. 임원이라면 신도회와 사중의 소식을 법등 식구들에게 전달해야 하고, 또한 법등식구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신도회 집행부에 전달을 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 때에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달할 시기를 놓치게 되면, 법등식구들로부터 임원으로서 지지를 받기 어렵다. 그리고 정확하게(제대로) 전달을 해야 한다. 전달을 앵무새처럼 하고, 질문에 답변을 못 하게 되면 법등식구들로부터 신뢰 받기 힘들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종 회의에 참석할 때, 사전에 안건을 입수해서 내용을 파악하고, 필요하다면 법등식구들의 일부 혹은 전체의 의견을 수렴해서 참석하고, 수렴한 의견을 제대로 전달을 해야 한다. 회의석상에서는 참석자가 되어야지 방청객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방청객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가장 조심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한 두 사람의 말을 그대로 전달하는 어리석음은 피해야 한다. 임원은 귀를 열고, 다수의 말을 모아서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요즈음과 같은 통신시대에는 전화와 메모지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전자메일, 홈페이지, 카페, 블로그, 문자메시지 등등 의사전달, 정보전달을 하기 위한 매체가 무궁무진하다. 그런 가운데 인터넷 전자메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던가 아니면, 이것을 대신해 줄 수 있는 든든한 후원자를 물색해서 확보 해야 한다.
5. 소신과 책임감을 가지고 봉사에 임해야 한다. 어떤 일을 하고 난 후에 다소 아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사안에 따라 적당하게 검토하고 의견수렴한 후에는 의사결정을 하고 소신을 가지고 밀고 나가야 한다. 욕 먹을 각오를 하고 해야 한다. 이럴 때 바로 인욕바라밀 수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 욕이라는 게 대부분은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즉 객관성이 떨어지고 주관성이 강하다는 것이며, 다수의 의견과는 다를 수있다. 그런 사람들은 신행활동이 적극적이지 못하면서, 과거 자기가 해왔던 신행활동에 비춰봐서 하는 의견정도로만 이해를 하고, 임원은 소신을 가지고 밀고 나가야 한다. 특히 임원은 자기 주변에서 큰 목소리 내는 한 두 사람의 말을 법등 전체를 대표하는 의견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이 부분에서는 나름대로 판단을 하고 전달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히 전달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어느 누가( 몇 명이 ) 이런 말을 했는데, 내 생각은 이렇다고 하면서 소수의 의견임을 전제로 하고 전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내 조직의 모든 일을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될 뿐더러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나의 역할 이외에는 다른 임원과 조직 구성원들의 힘을 빌어서, 조직운영을 원활하게 해나가는 기술도 요구된다. 책임감을 가지고 솔선수범한다고 해서 모든 일을 내 손으로 다처리하려고 한다면, 이것도 해당조직에 누를 끼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일의 처리 속도와 업무의 품질에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일은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서 처리해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그래서 함께 일 하는 임원들이나 구성원들에게 수시로 업무협조를 구하고, 진행여부와 진도를 중간중간 확인을 해야 한다. 업무협조는 6하원칙을 염두에 두고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청하기가 부담스러워서 대충 요청했다는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없어서 시간만 낭비하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6. 임원은 봉사하는 가운데 보람을 먹고 산다. 왜 이렇게 힘들여 가면서 욕까지 먹어 가면서 임원으로서 신행활동을 해야 하나? 나의 무주상 보시를 통해서, 여러 신도들의 신행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게 나에게는 공덕이 될 것이다. 이 큰 공덕을 회향하게 되면, 더욱더 큰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소임을 통해서 내가 수행을 하게 되고, 큰 경험과 힘든 과정을 통해서 나에게는 수행과 보람을, 그리고 조직에는 발전을 가져오게 된다. 큰 행사를 치르고 나면, 날아갈 듯한 홀가분함과 가슴 뿌듯한 보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모두 한 번씩 느껴 보시길 바라면서 이만 줄인다.
이제 정해진 기간동안 소임을 다하고, 마칠 준비를 하면서 .......... 원경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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