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자연재해 앞에서 왜소함을 느낀다

圓鏡 2009. 7. 14. 23:59

 

 

오늘은 초복인데, 장마철이라 무척 많은 비가 하루 종일 내렸다.  사무실 건물 양쪽면으로 작은 개울이 있고, 비교적 큰 시내가 있다. 저수지 바로 아래 있다보니 이 하천의 상류부분이 된다. 수량이 늘어나면서 급물살이 하천을 가득채우고, 파고가 높게 넘실거리면 거침없이 하류로 흘러간다. 주변에는 숲이 많은 산들로 둘러 쌓여서 어디서 이런 진흙탕물이 흘러내리는지 알 수가 없다. 질풍노도처럼 넘실거리는 물은 주변의 모든 것을 집어 삼킨 채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오랜만에 접하는 진흙탕물( 황허강의 흙탕물과 같은 ) 그리고 급하게 흘러가는 시냇물을 바라보면서 자연재해을 떠올려 본다. 어릴 때, 종종 봐오던 낙동강 홍수는 여기에 비할 수는 없다. 범람하기 시작하면 강이 아니라 바다로 바뀐다. 강가의 모든

하천은 흙탕물 속으로 잠기고 만다. 나룻배를 띄울 수 없어서 학교도 못간다. 원두막도 떠내려 간다. 돼지도 닭도 개도 떠내려 간다. 주변에 있는 모든 쓰레기를 안고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화재가 두렵다고 하지만, 서서히 다가오는 수재 앞에서 두려워 해본적이 있는가?  도도히 흘러가는 흙탕물을 바라보면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런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은 속수무책일 때가 있다. 물론 평소에 수재에 대비를 하긴 하지만,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지게 되면, 빗물이 흘러 내려갈 수 있는 하수도의 용량이 부족하고 물은 길로, 집으로 아무 곳이나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서서히 상승하는 수위를 막는데에도 한계가 있다. 그냥 피하는 수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빗방울이 모여서 개울물이 되고, 이것이 모여서 시내를 이루고, 다시 이런 시내가 강을 이루고 강이 만나서 더 큰 강을 만들어 나간다.

 

폭우로, 폭풍으로, 한파로, 무더위로, 때로는 전염병으로 인류는 수난을 겪는다. 이러한 자연재해 앞에서 발달한 과학문명도 때로는 초라해질 때가 있다. 위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이 왜소해지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개발과 보존이 부닥친다. 친환경이라는 용어가 이젠 낯설지 않고, 환경보호, 환경단체, 녹색사업, Green IT 등등 환경과 관련된 단어,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요즈음 전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어야 한다고 아우성들이다. 이러한 것들은 궁극적으로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 자연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기 위한 것일 게다. 자연이 오염되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또한 건강을 보장받지 못한다. 함께 오염될 수 밖에 없다.  긴 시간동안 서서히 오염된 환경은 그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물체들에게 오염된 자연을 그대로 제공하게 된다.

 

결국 친환경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내가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몸부림이라고 봐야 한다. 즉, 자연의 재해가 눈앞에 보인다.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대로 가면 그 시간대에는 인간이나 생물들에게 어떤 재해가 올 것이라는 것을 여러 단체에서 예측을 하고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21세기는 바로 환경문제에 관한 이슈가 전세계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우린 이런 불안한 시대에 오염되어 가고 있는 자연 속에서 하나의 생명체로서 살아가고 있다.

 

지난 주말에 우리 절에서는 환경연대 창립식을 가졌다. 이러한 환경문제에 대해서 우리 절의 불자들에게 전파을 하면서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 또한 모두 함께 환경연대활동을 통해서 환경오염의 속도를 늦추고,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함으로써 건강한 삶을 영위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비가 무척 많이 내린 날,  자연재해를 잠시 생각해보면서.......... 원경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