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절주? 금주?

圓鏡 2009. 3. 21. 15:46

옛 말, 속담은 오랫동안 구전으로 내려오던 말로써, 여러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생경험담에서 나온 말이기에 값어치가 있다. 불자들이 수계할 때 오계를 받게 되는데, 마지막 다섯 번째 계가 바로 불음주 계이다. 이런 계가 초기불교 당시부터 있었던 것은 아닐테고, 그 후에 필요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추가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사 불음주라고 되어 있는 그 계도 어느 정도까지 지켜야 하느냐 하는 것에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술을 전혀 마시지 않고 일상적으로 사회활동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자는 취하지 않을 정도는 마셔도 된다. 다른 사람은 정신을 잃고 실수를 하지 않을 정도이면 된다라고까지 확대해석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같은 수준으로 취한다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어서 음주량은 모두 다르다. 그리고 절주를 한다는 것도 사실 쉽지 않다. 적당하게 마신다고 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금주만이 사실상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왜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하는 것일까?  건강 때문일까?  그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실수때문일 것이다. 건강문제는 개인적인 관심사항이지만 음주 후 실수는 여러사람들에게 미치는 여러가지 사항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적당하게 마시고 일어선다는 것이 쉽지 않을 뿐더러, 일어서고 싶어도 자리를 함께 하고 있는 동료들이 동의해주지 않으면 혼자서 일어서서 나오기가 쉽지도 않다. 그래서 결국은 술이 술을 마시게 되는 시스템에 걸려들게 된다. 이런 상황에 다다르면 취하게 마련이고, 취하게 되면 반드시 실수를 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원천적으로 술을 마시지 말라는 것일 게다. 나도 이런 경험을 한다. 술이 술을 마시게 하는 날은, 결국 크고 작은 실수를 하게 되고, 이튿날은 실수한 게 없는 가 걱정스런 맘으로 전 날의 행적을 조용히 더듬어 보게 된다. 때로는 유감스러울 때가 있다. 결국 과음탓으로 돌린다. 그런다고 해서 그 실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대로 남아 있고, 후회스럽고 민망스러울 때가 있다. 때론 사과를 하고, 사과를 받은 사람은 넓은 맘으로 이해를 한다고는 하지만 왠지 없었던 일처럼 개운치는 않다.

 

그래서 이젠 절주가 아니라 금주를 해보자는 생각이 든다. 이것만이 내 건강을 지켜주고, 내 삶의 질을 보다 풍요롭게 보장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삼 주일 동안은 자주 술을 마셨다. 근무환경이 바뀐 이후로 찾아 가서 인사를 해야 할 사람도 많고, 인사차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고, 이래저래 술 자리가 잦아지다 보니 주말이면 몸도 피곤할 뿐더러, 셀프 콘트롤이 안되는 순간 실수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지난 3주간을 되돌아 보면서...........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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