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님의 초상화 그리기 3년째를 회고해보며............

圓鏡 2009. 3. 10. 09:14

  

3년전부터 님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 때로는 열심히 그리다가 때로는 잠시 멈추고 쉬기도 하고, 때로는 잊어버리고 지내기도 하였고 ............. 해가 바뀐 요즈음, 다시 님의 윤곽이 꿈 속에서도 나타난다. 이 그림은 상상속의 그림이 아니라 실체를 그리는 초상화이기에 정확하게 그려야만 한다. 윤곽은 이미 3년 전에도 잡았다. 외관과 눈, 코, 귀, 입 이목구비의 위치도 대충은 잡았다. 그런데 정확한 위치를 잡고, 마무리를 하는데, 3년 째 접어들고 있다.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주변에 다른 사람들의 입을 빌려 이목구비가 각각 어떻게 생겼는지 물어보고 그려야 하는 것이 특징이다. 화가가 윤곽을 잡을 수는 있지만, 정확한 위치와 모양을 그리기 위해서는 주변의 다른 사람의 입을 빌어야만 한다. 혼자서는 정확하게 그릴 수가 없는 것이 이 초상화의 특징이다. 이 그림은 시시각각 변한다. 때로는 크게 변하기도 하고, 매월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 모습만 있고 실체가 없는 부분도 있다.

 

그림이 완성되면,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이 그림을 한 장씩 주겠다고 회유하면서 도움을 청해 본다. 때로는 감성적으로 호소를 해본다. 때로는 이성적으로 접근을 해본다. 그런데 그 이목구비의 모습이 어디에 어떻게 생겼는지 잘 아는 사람들은 묵묵부답이다. 그래서 화가가 이 그림을 완성시킬 수가 없다. 화가의 호소력이 부족한 것일까?  듣는 사람들이 감정은 없고 모두 이성만 남아 있는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알 수가 없다.

 

임기가 끝나는 올해는 이 초상화를 마무리를 하고 싶은데, 그것도 상반기에 마무리를 짓지 못 하면, 미완성 작품으로 다음 신도회로 넘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십시일반으로 도와서 될 일이라면 모두가 나서서 제 때에 도와줘야 하는데, 그런 도움을 기대하고 또한 이 그림을 금년 상반기에는 꼭 완성시키고자 집착하는 것이 나의 욕심이런가?

 

세상만사 모든 일이 다 맘 먹기에 달려 있거늘 !  아직도 이런 작품하나 완성시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을 보면, 이 화가는 수행정진을 더 해야할 중생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간밤에 밤잠을 설치고, 미련이 남아 있는 아침에 .........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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