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소식이 없었는데, 일요법회 참석하려고 사찰로 떠나려고 하면서 밖을 내다보니, 눈송이가 꽤 큰 것들이 흩날리고 있었고, 바닥에는 제법 눈이 쌓여 있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오랫만에 운치 있는 구름산의 초겨울 풍경을 한 번 제대로 만끽하고픈 욕망이 일어났다. 주말에 운동도 한 번 하고......... 평소 같으면 양복차림에 자동차 키를 들고 나섰겠지만, 갑자기 배낭과 등산복으로 바꾸었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자연스럽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인간이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서 그림을 그려보지만 자연 그 자체와는 거리감이 있다. 즉, 인공적인 미가 가미되지 않는 자연의 미가 진정 우리가 보기에는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을 정물화로 추상화로 간직해보고자 하는 것이 그림이고, 또한 사진이다.
늘 창 밖으로 구름산 전체 모습을 바라보면서 살아온지 만 5년이 다 되었다. 주말마다 한 번씩 찾아보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지만 이런 저런 사유로 자주 구름산을 오를 수 없다. 가끔 안양천변을 산책하긴 하지만... 겨울철에 구름산을 오르기란 쉽지 않는 게 현실이다. 오늘은 아침에 내리던 눈이 구름을 산을 오를만한 계기를 제공한 셈이다.
이상은 오늘 일요법회에 참석했다가 귀가 길에, 구름산 정상으로 해서 하산 길에 첫 눈이 만든 작품들을 감상한 것이고, 다음 사진은 언제 어디서 입수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겨울을 소재로 한 사진들이다. 예전에는 진달래 꽃 피는 봄이 좋고, 녹음이 짙푸른 여름이 좋았고, 단풍으로 물든 구름산이 좋았다. 지금도 그렇게 좋다.그리고 앙상한 겨울산은 별로 였는데, 요즈음 겨울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겨울산행이 다른 3 계절보다 훨씬 낫다. 처음 집에서 나올 때 추워서 좀 그렇지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추위 따위는 나를 어렵게 할 수가 없다. 앙상한 나무가지 사이로 세차게 불어오는 겨울바람은 코끝을 무척 시리게 한다. 그리고 폐 속 깊은 곳까지 찾아드는 찬 겨울바람은 모든 스트레스를 일거에 몰아 내고, 땀이 날듯말듯한 온 몸을 찬 바람에게 맡겨보면 겨울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비지땀을 흘리면서 산을 오르는 다른 3계절 보다는 재킷의 지퍼만 내리면 오장육부가 시원한 겨울이 훨씬 좋다.
만물은 시시각각 변해간다. 그래서 무상한 것이고, 무아이고, 공이다. 이러한 진리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면 행복할 것이요, 역행하면서 탐욕을 부린다면 불행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고, 가진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안절부절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사실 길게 보면 어려움도 잠시 동안이고, 행복한 것도 한 순간일 수 밖에 없다. 영원히 행복한 사람 없고, 영원히 불행한 사람은 없다. 몇 생을 두고 보면, 스스로 쌓은 업의 인연에 따라서 변화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 무상한 삶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익숙해지고 싶다.
2008. 12. 7 일요일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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