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겨울의 문턱에 서서

圓鏡 2008. 11. 18. 09:20

 

 

어제 흐린 날씨에 바람이 많이 불기 시작하더니, 오늘 아침에는 마침내 영하로 기온이 뚝 떨어져서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가량된다고 매스컴에서는 연일 보도가 되고 있다.  서울 도심의 가로수는 단풍잎으로 절정을 이루고, 은행나뭇잎, 느티나뭇잎, 플라타나스 나뭇잎 등으로 길 가장자리에는 낙엽이 수북수북 쌓여 있다. 찬바람이 불 때마다 마치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듯이 짙은 화장으로 채색된 나뭇잎들이 허공을 날으며지나가는 행인들과 차량들에게 축복이라도 내려주는 듯하다.

사계절이 있는 이곳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축복받은 민족이라고 생각된다. 일년내내 동토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늘 꽃이 피고 푸른 아열대지방, 열대지방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 비하면 사계절이 있어서 계절변화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어서 좋은 곳이 바로 이곳이다. 계절의 변화가 우리의 체질과 사고방식에도 부지불식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된다.

이번에 오는 겨울은 유난히 추운 겨울이 될 것 같다. 날씨가 추운 것 외에도 맘이 추울 수 밖에 없다. 십년전 IMF와 비슷한 상황, 세계 경제공황 상태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공황이 시작되는 이번 겨울에는 추운 날씨 만큼이나 맘도 추워서 꽁꽁 얼어붙을 것 같다. 이 경기침체 기간이 꽤나 길 것으로 전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예측을 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얼마나 많은 실직자들이 이 추운 겨울에 거리로 ㅇㄹ나서야   할런지?

거리로 나선 실직자들의 체감온도는 백엽상의 실제 온도보다 훨씬 추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이들의 겨울은 내년 봄에도 여름에도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전망을 예측하고 모두가 지혜롭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전국이 전세계가 협조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사정이 어려운 사람이 한 둘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될 것을 예상하고 이들의 고통을 함께 할 정책들이 나와서 어려움을 나눌 수 있어서 훈훈한 겨울이 되었으면 한다.

 

2008.11.18  원경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