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퇴, 명예롭다 등의 단어가 일상생활 중에도 많이 쓰인다. 심지어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보람을 느끼면 그만인데도 불구하고 은근이 명예까지 바라게 된다. 사실 사바세계에서 사회활동을 하면서 상대방을 의식하지 않고서 살아갈 수 는 없다. 상대방을 인정해주고, 내가 인정받고 싶은 것도 근본은 명예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이는 이러한 사람의 심리를 제대로 알아차리고 상대방에게 기분좋게 해주기 위한 수단으로도 쓰인다.
작게는 오랫만에 만나서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주고, 얼굴을 기억해주는 것도 상대방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감사해야 하고, 감사할 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한다. 일대일보다 대중들 앞에서 상대방을 칭찬해주고, 인정해주는 것은 훨씬 효과가 크다. 설사 그 내용이 공치사일지언정 그 상대방은 기분 나쁘지는 않을 것이기에 그렇게 해주기도 하고, 과찬을 서슴없이 하기도 한다. 타이밍을 잘 맞추고, 그런 속성을 강하게 가진 사람을 제대로 알아차리면, 그렇게 해주는 것도 좋은 처세술이 될 수도 있다. 간혹 화를 내면서 그러지 말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칭찬에 관한한 과찬도 은근이 마다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는 맘이다. 표창장을 주고, 감사패를 주고, 공로패를 주는 것도 모두 이런 부류에 속한다고 본다. 즉, 상대방을 기분좋게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칭찬을 해주고, 그 업적에 대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공지해줌으로써 그 상대방은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명예심이 아닐까?
요즈음처럼 각박한 세상에서 칭찬해주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예 칭찬을 할 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게 맘에 여유가 없고, 경쟁심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칭찬은 할 수록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이 과찬이나 공치사일 경우에는 상황이 좀 달라질 수도 있다. 상대방에 따라서는 부담감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러하지 않은 것 같다. 요즈음 대부분 칭찬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거명하면서 감사의 뜻을 전한다. 그리고 단체.그룹을 칭하면서 감사의 뜻을 전달하기도 한다. 봉사조직의 일원으로 자원봉사를 하였다면 이러한 칭찬이나 표창장, 감사장, 공로패 등이 필요없이 자기 스스로 자기가 하고 있는 봉사활동에 대해서 만족하고 보람을 느끼면 그것으로 족하면 되는 것이 자원봉사이다. 그런데 사람이란 자기 스스로의 만족이나 보람같은 것으로는 욕구 충족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저 사람에게 주는 상장을 나에게는 왜 주지 않느냐? 대부분은 이런 경우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먼저 자기 자신의 공로는 잘 알고 있는데, 상대방의 공로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결국 상대방의 공로에 대해서는 아주 일부분만 제대로 파악하고 있고, 대부분은 잘 모르고 있으면서 자기 공로는 세세하고 알고 있기에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나보다 못한 사람에게 상장을 주면서 왜 나에게는 주지 않느냐 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평소 어떤 집단의 구성원들에게 서로의 공로가 잘 공지되어 서로 공유되어야 하고, 그러한 공과를 기록으로 어딘선가 남기고 관리를 해야만 나중에 시시비비를 가릴 때, 근거로 사용이 되고, 클레임을 걸어온 당사자에게 설득을 할 수 있다.
중생들의 이러한 명예심, 명예욕이 때로는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고, 서로 갈등을 하게 만든지? 때로는 서로 소득이 없는 분쟁과 갈등이 발생한다. 서로 물질적으로는 아무런 이해득실이 없다. 단지 자존심이라는 것과 명예심 때문에 갈등이 발생한다. 이렇게 명예욕은 인간생활에서 서로를 불편하게 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맘의 한 가지 속성이다. 만일 이 사바세계의 모든 중생들이 이러한 명예욕심을 버릴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삶이 얼마나 편안하고 풍요로워질 수 있을까 한 번 생각해본다. 명예욕을 너무 챙기는 것은 탐진치 중에서 탐과 치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본다. 탐진치 삼독심을 버리고 대자유인이 되어 살아가려면, 우린 얼마나 긴 세월을 어떻게 수행을 해야만 하나?
2008. 12. 21 동짓날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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