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밤, 어제는 아내와 함께 모처럼 콘서트를 다녀왔다. 물론 우리 절의 주지스님과 몇 몇 법우님들이 관객으로 동참한 콘서트였다. 광명시 노온사동에서 7대 째 농사를 짓는 농부의 아들로 농사를 지으면서 음악을 함께 하는 사람이 오늘 콘서트의 주인공 김백근씨였다.
큰 공연과 비교하면 보잘 것 없었지만, 아주 소박하고 오붓한 연주회였다. 광명시의 소시민들과 연주자의 이웃들, 지인들이 모인 광명문화원에는 백여명 안팍으로 모여서 가족같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연주자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아내가 바로 내 옆에 자리를 하고 있고, 시의원들, 광명문화원장, 이 연주회를 후원하신 분들을 한 분 한 분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다. 격식없이 자연스럽게, 투박하게 진행되는 연주회가 오히려 친근감이 있었다.
연주자의 허스키한 음색은 한 맺힌 우리의 민요풍에 어울렸고, 음악의 리듬도 민요풍으로 천천히 진행되다가도 후반부에는 격정적으로 손놀림이 빨라지는 것이 공통적이었던 것 같다. 노래 제목이 쌀, 어머니, 아버지, 동행....... 연주자의 외모도 소박한 모습으로 검정색 상하의와 텁수룩한 수염에 뒤로 묶은 장발 ............
그리고 이 연주회의 테마는 자연과 가족을 배경으로하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독특하였다. 연주곡은 한 곡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지루할 것 같았는데, 편안한 복장으로 시종 기타 하나와 하모니커 하나만으로 독주를 하는 연주회인데도 불구하고, 두 시간의 공연시간이 길지 않았다. 그 이유는 공연자와 시청자가 마주 앉아서 대화를 하면서 새로운 곡을 한 곡 한 곡 들려주는 분위기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좋아하는 기타 소리를 두 시간 동안이나 즐겼다.
사실 영문도 모른 채, 연주회 시작 전에 화장실에서 우연히 연주자를 만나서 초면인데도 인사부터 하고, 시작한 연주회라서 더욱 더 친근하게 대했던 것 같다. 광명시민 연주자가 광명시민들을 대상으로 광명문화원에서 오붓하게 마주 보고 앉아서 연주를 하고 듣고 하는 시간이었다.
2008.10.31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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