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세상이 맑고 고요하구나 !
이젠 장마가 물러갈 때도 되었는데 아직도 장마 비는 계속되고 있다. 7월 중순까지 마른 장마가 지속되더니, 막바지에 아쉬움이 남아 있는 모양이다. 오늘 오전에 치과의원을 갔다 오는 길에 소나기를 만나 건물입구에서 한 참을 기다렸다. 비가 그냥 내리는 것이 아니라, 수도 꼭지를 다 틀고, 물을 호수로 마구 뿌리듯이 강한 바람을 타고 도심의 고층빌딩 사이로 쏟아 부었다. 대로는 금방 빗물로 넘쳐나고 행인들도 비바람에 걸을 수가 없어서, 근처 건물 안으로 피하고 인도는 한산해 보였다.
점심을 먹고 나서 하늘을 쳐다 보니, 구름 낀 날씨이긴 하지만 비는 그치고, 바람은 고요히 자고
있었다. 오전에 심하게 흔들리던 나뭇가지와 나뭇잎도 조용히 쉬고 있었다. 나뭇잎과 주변 건물은 모두 샤워를 한 듯이 깨끗해 보인다. 바깥에 있는 모든 것이 평소보다는 훨씬 더 맑고 평온해 보였다.
우리가 평소 건강할 때에는 건강함의 소중함을 잘 모르고 지내고 있다. 어쩌다 우리 몸의 어느 한 부분이 조금이라도 아프면, 요즈음처럼 무더운 여름날씨에 만사가 짜증스럽게 변하고 만다. 지난 주말에 이가 아파서 사무실 근처에 있는 치과의원을 찾았다. 오늘 이를 하나 덧씌워 공사를 마무리 했다. 그래서 지금은 기분이 아주 홀가분하다. 시리고 아프던 이는 없어지고, 황금빛으로 빛나는 이가 하나 생겼다. 지금 내 몸은 소나기가 그친 후, 바깥 모습과 같이 맑고 고요하다.
2008.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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