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일요일에는 그 전날 포천에서 군복무 하다가 첫 외박을 나온 작은 아들과 함께 세 가족이 양주에서 군복무하는 큰 아들 면회를 갔었다. 집에서 100킬로가 넘는 거리를 두 시간여만에 도착했다. 점심시간에 도착해서 허겁지겁 2층 중대 행정반으로 올라갔더니, 큰 아들이 행정반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면회신청 장부에 간단한 인적사항만 기재하고 바로 큰 아들을 데리고 나왔다.
만 두 달만에 네 가족이 함께 하는 자리였다. 큰 아들은 동생을 만나서 무척 반가운 모양이다. 부모보다는 동생 근황이 더 궁금해서 숨쉴틈도 없이 묻고 답하곤 하였다. 가족들이 늘 함께 생활을 할 때에는 서로의 소중함을 모르고 자기 것만 챙기다 다투기도 하곤 하지만, 오랫만에 만난 가족들은 반가울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서 배려하는 맘까지 자아내게 만든다. 그래서 적당히 떨어져 있어보는 것도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좋은 동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4시경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큰 아들은 아내와 함께 양주에 남아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작은 아들은 내가 데리고 포천으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양주에서 동두천을 지나 청산을 향해 북쪽으로 달린다. 이쯤가면 벌써 분위기가 사뭇다르다. 북한이 가까이 있다는 생각과 조용한 시골풍경이 더욱더 적막감과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차량도 드물고, 사람도 잘 보이지 않는다. 도로만 있는 것 같다. 한탄강 북쪽에 있는 전곡에서 다시 37번 국도를 타고 동쪽으로 하염없이 달리다가 43번 국도변 성동리 근처에서는 지방도로(영평천)를 따라 천천히 달리다 보면 삼팔교 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일동읍네에 들러서 작은 아들과 둘이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니 6시반경 되었다. 음식점을 나서서 가고 싶지 않은 부대로 향했다. 귀대하는 아들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이지 않아서 내 맘도 편치 않았다. 귀가 길의 내 차 바퀴도 무거운 듯하였다.
20070417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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