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작은 아들 첫 면회.외박하던 날

圓鏡 2007. 4. 14. 20:59

지난 2/13일 입대한 후로 여러 번 편지와 전화통화를 하였지만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 지난 3주 전부터(자대배치받던 무렵) 오늘 면회가 가능하다고 하면서 상봉할 날을 기다려왔던 것이다. 지난 번 큰 아들 면회갈 때 면회 시간을 느긋하게 생각하고 찾아 갔다가 남들은 면회.외박을 다 나가고 마지막으로 기다리고 있던 아들을 데리고 나오면서 후회한 아내의 경험 때문에 오늘은 무척 서둘러 6시반경에 집을 나섰다.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시원스럽게 달려서 퇴계원IC에서 47번 국도를 타고 포천 일동방향으로 접어들었다. 국도를 조금 달리다가 이내 정체현상이 곳곳에서 빚어졌다. 여유있게 출발을 했지만 자주 다니는 길이 아니라 혹시나 아들이 기다리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8시반경 일동면소재지에 도착하여 몇 번 묻기는 하였지만, 길은 제대로 접어들어서 시간낭비 없이 부대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면회신청을 했는데, 아들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10분이 지나고 20분쯤 지나니 그제서야 아들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면회 나갈 준비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는 내용이었다. 30분이 넘어서야 위병초소로 아들이 나왔다. 알고 보니, 처음 면회를 나오는 아들이 고참들로부터 외박신고하는 절차를 배우고, 상관들에게 외박신고를 하고 나오느라 늦었다고 하면서 스트레스를 잔뜩 받은 모양이다. 작은 아들을 데리고 곧장 8사단에서 근무하는 생질( 이 녀석은 작은 아들보다 일주일 먼저 입대를 하였다 )을 찾아나섰다. 알고보니 승용차편으로 5분 거리에 있었다. 8사단 면회실에서 만난 두 아들들, 동병상련이라고 이제 자대배치 받고 한 달이 채 안 된 처지라 서로 시집살면서 할 이야기도 많은듯 시간가는 줄 모르고 면회실 뒷편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 부부는 비교적 따뜻한 승용차 안에서 찾아온 졸음을 마다하지 않고, 오수를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두 시경에 생질과는  아쉬운 작별을  하고, 우리 세 가족은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은 양주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큰 아들을 세 가족이 면회신청을 해서 온 가족이 모처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큰 아들도 생각보다는 군 생활에 적응을 잘 하고 있어서 고맙고, 작은 아들은 의외로 아직은 적응하는데 있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 이것도 성장해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안타깝지만 지켜보는 수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어 보인다. 내가 대신 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직접 경험하면서 극복해 가야할 것들이기에 지켜보고자 한다. 물론 대인관계가 비교적 원만한 작은 아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잘 극복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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