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가 덧 없이 흘러간다. 일주일이 쉽게 지나가더니 1월 한 달이 다 지나가고, 어느새 2월의 문턱을 넘어섰다. 평일은 평일대로 주말은 주말대로 "세월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는 말이 실감나는 요즈음이다. 특히 지난 해, 년말부터 부쩍 바빠지더니 올해는 내내 이렇게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인지? 나의 정체성을 찾고, 맘에 여유를 좀 가져보겠다고 시작한 간화선 공부가 그나마 요즈음처럼 지내는 내 생활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 같다. 이것마져 없었더라면 내 생활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걱정이 뇌리를 스쳐간다. 이 달에는 구정 연휴가 길게 잡혀 있고, 그 직전에 작은 아들마져 군입대하고 나면 우리 집은 적막강산처럼 조용해서, 마치 두 보살이 수행하는 산중의 산사같은 분위기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이젠 나이도 들었다는 증거가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오늘 아침에는 출근버스에서 내리면서 손 가방 위에 놓아 두었던 장갑을 버리고 내렸다가 뒤따라 내리던 사람이 버스를 내려 따라와서 건네주는 바람에 건질 수 있었다. 그리고 곧잘 방금 약속해 놓고서도 메모해두지 않으면 잊어버리는 건망증 증세, 그래서 요즈음 누군가와 약속을 하려면 반드시 메모지를 봐야 한다. 게다가 전철타고 가는 도중에 전화를 받으면 십중팔구는 목적지를 지나가버리는 해프닝을 맞이하게 된다. 게다가 출근 버스를 타는 날이면 앉자마자 깊은 수면의 세계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자다가 버스의 흔들림이 심한 순간에 눈을 떠보면 버스는 강북강변도로를 달리고 있고, 눈앞에는 넓고 깨끗한 한강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가끔은 안개까지 끼어있는 한강의 모습을 졸면서 보기엔 아까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러나 부족한 잠과 피곤한 육신을 쉬게 하려는 수면욕을 뿌리치기가 어려워 다시 깊은 수면의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
요즈음 겨울 날씨 탓으로 평소에 하던 마라톤 운동을 주말산행으로 바꾸고, 바쁜 주말에 운동기회를 자주 놓치곤 했더니 알레르기성 비염증세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추운 겨울날씨에 실내활동 중심으로 생활을 하다보면 바깥 찬공기와 접할 기회가 적다. 그러다가 갑작스럽게 내 코에 찬 공기가 들어오면 여지없이 코가 막히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겨울 한 철 동안 몹시도 괴롭히곤 한다. 그래서 요즈음 찬바람 쇠면서 바깥에서 활동하는 시간을 좀 더 늘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주말에는 그럴 시간을 좀 마련해봐야 겠다.
20070202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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