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이른 아침
빗 방울이 간간히 떨어지는데
집을 나선 김에 비를 맞으면서
안양천변으로 나갔다.
평소보다 훨씬 적은 사람들이
우산을 손에 쥐고 걷고, 뛰고
있었다.
어제 밤부터 일기예보 대로
가끔씩 장대같은 소낙비가
오늘 하루 종일 내리고 있다.
올해 무더웠던 여름은
이번 장대비가 데리고
가려는가 보다
밤새 장대비에 매를 맞은
코스모스는 고개를 숙인 채
뭔가를 반성하는 모습이고,
달맞이 꽃도 비에 젖어
꽃 잎이 들어 붙어 있다.
인적이 드문 산책로에는
주말마다 단체로 운동하는
마라톤 동호회 몇 팀이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달리고 있다.
소나기 빗물이 모여서 작은
물길이 생기면 어김없이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
아무리 더운 여름도 입추와
처서가 지난 지금은 맥을
못 추고 곧 물러날 것이다.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돌아가는
코스는 항상 일정하게 정해져
있어서 어김없이 사계절은
우리 곁을 찾아오게 마련이다.
평소에는 내의부터 젖어서
겉 옷이 젖었는데,
오늘은 겉 옷이 먼저 젖어서
내의까지 젖었다.
시골에서 초등학교 다닐 때
소나기가 갑자기 내리면
주변에 있는 원두막 아래로
비를 피하던가,
피할 곳이 없으면 그냥 비를
맞으면서 하염없이 코스모스
핀 길을 따라 걸었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그 시절을
생각하며. 오늘 아침에는
비를 맞으면서 코스모스와
함께 데이트를 ...........
오늘은 비에 젖어 고개 숙인 채
나를 맞이 하는 코스모스가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되면, 반가운 모습
으로 나를 맞이 하리라
기대하면서 귀가하였다.
20060827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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