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지갑의 위력

圓鏡 2016. 6. 19. 22:48


어제, 집에서 비교적 근거리에 있는 예식장, 예식시간이 12시다. 워드작업을 하다말고 11시가 조금 지나 급하게 집을 나섰다. 10분 이상 걸어서 전철역에 도착하고보니, 지갑을 두고 나왔다. 앗차 !! 지금 집에 갔다오면 예식은 이미 시작했을 것이다라는 생각에 잠시 혼란에 빠진다. 오후에 다른 일정이 있어서 늦게 까지 혼주를 기다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예식장 가는 것을 전철역에서 미리 포기하고 집으로 천천히 되돌아왔다. 참석을 포기하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온라인계좌로 축의금을 송금하고, 문자로 축하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상황은 종료되었다. 최선은 아니지만 맘이 홀가분해졌다.

세상이 이렇게 편리해졌지만, 지갑의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전철역에서 1250원이 없어서 꼼짝을 못하는 내 처지를 바라보았다. 현장에서 빌려서 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생각마져도 들지 않았다. 교훈은 서두르다 보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결국 다급한 순간에 몸은 빠르게 움직이돼, 마음은 차분하게 대응을 해야 한다는, 평소 나의 지론을 다시 한 번 체험하게 되었다. "급할수록 둘러가라"는 속담이 생각난다.


그저께는 안산으로 가기 위해서 1호선 금정역에서 4호선으로 환승을 해야 하는데, 카톡메시지를 보내다가 한 정거장이 지나쳐버렸다. 되돌아와서 4호선을 타고 목적지 전철역에 도착하고 보니, 초행길이라 버스를 이용하면 늦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빈 택시가 시야에 들어오길래 그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서두르다가, 혹은 잡념에 사로잡혀 있다가 이동 중에 발생하는 Loss time을 줄이는 것이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30분 정도 여유를 가지고 집에서 나서는 것이 현명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30분 정도 여유가 있으면 가는 길에 좌우를 둘러볼 여유도 있고, 발걸음도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복잡한 전철역에서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경우에도 여유가 있어서 좋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