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마른 장마를 보내면서 ~~~

圓鏡 2015. 7. 10. 22:57

매년 유월 하순부터 시작되는 장마가 올해는 소나기 한 번 제대로 오지 않고 있다. 가뭄으로 상수원이 걱정되고 강에는 녹조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요즈음 왠만한 곳에는 수리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논 농사는 그런대로 짓겠지만, 산골짜기에 있는 밭농사는 관정을 파서 해결이 되는지, 된다고 하더라도 그 만큼 노력이 더 들어가고 농작물 생산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지난 유월 한 달간은 메르스 전염병 때문에 경제분야에 미친 여파는 작년 세월호 사건 때와 꼭 같은 분위기였다. 모든 행사가 취소됨으로 인해서 소비가 줄고 그것이 생산에 영향을 주소 생산은 재료공급사 경영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렇게 보면 이 지구상의 모든 사람과 사업은 서로 연관되지 않은 것이 없다. 즉 우리는 연기의 세상에서 매일 숨쉬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전국민이 다 그러하겠지만, 특히 농민들은 현재 상황이 설상가상이 아닌가 싶다. 가뭄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니 말이다. 통상 장마는 유월 하순에 시작하여 대략 한 달 동안 장마철인데, 오늘이 7월 10일이니 이번 마른장마는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다. 내가 어릴 때 고향 앞들 천수답에는 골짜기에 있는 작은 저수지에 전적으로 의존을 하고 있다. 가뭄이 심할 때에는 이 저수지 물도 아낀다. 식수원이 되고, 생활용수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이 물을 자기 논에 먼저 대려고 좀 더 대려고 어른들끼리 밤중에 들판에서 싸운다. 고요한 산골마을에 들판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랐다. 우물 물이 마르면 아낙네들은 밤잠을 못 잔다. 밤 새워 물을 길으러 우물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왠만하면 상수도가 설치되어 생활용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혹자는 지금 대한민국은 단군역사 이래로 물질적으로는 가장 풍요로운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것은 다른 이야기이겠지.... 물질과 행복이 정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다. 비례할 수도 있고, 반비례할 수도 있는 것이 물질이기 때문이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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