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도 새벽예불에 동참하고 나서, 도량을 산책하던 중 지장전 뒷편 소대 앞에서 풀을 뜯고 있던 집토끼(?) 한 마리가 나를 보고 놀라고, 나도 토끼를 보고 놀라 발걸음을 조용히 멈추고 꼼짝도 않고 토끼를 지켜보고 있었더니, 조금 시간이 지나자 토끼는 나에 대한 경계를 늦추면서 달아나지 않고 간간히 풀을 뜯는다.
나도 긴장을 조금 더 풀고 쪼그리고 앉아서 토끼와 눈 높이를 맞추었다. 그리곤 손짓을 했더니 그 의미가 무슨 뜻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외면한 채, 혼자서 가끔 풀을 뜯는다. 아마도 인근에 어느 집 우리에서 자라던 놈이 가출( 우리 절로 출가? )하여 우리 절로 들어온 모양이다.
보아하니 갑오생 아니면 올해 을미생쯤 되어 보이는 어린 놈인데, 우리 절에 온지도 얼마되지 않아서, 아직 기본교육을 받지 않아 법명은 없을 텐데, 주지스님 눈에 띄게 되면 기본교육을 면제받고 법명을 받게 되겠지^^ 비록 우리에 갖혀 한 가족이 함께 지낼 때에는 어미랑 함께 해서 안전하였고, 주인이 먹이도 챙겨주었을 텐데, 혼자 집을 나왔기에 누구도 그 놈의 안전과 먹이를 보장 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 얼마나 긴장하면서 하루 밤을 보냈을까? 주변에는 산짐승이 있고, 절에도 개가 있어서 이러한 천적들로부터 자기 몸 하나 제대로 보호할 수 있을런지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숲속으로 달아나버렸다. 그래서 나도 도량 산책을 계속 ~~~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른 장마를 보내면서 ~~~ (0) | 2015.07.10 |
---|---|
도가적 사고와 삶 (0) | 2015.06.30 |
유월의 푸르름2 (0) | 2015.06.28 |
유월의 푸르름 ( 연꽃테마파크에서 ) (0) | 2015.06.28 |
시흥, 연꽃테마파크 (0) | 2015.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