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불음주계

圓鏡 2015. 2. 26. 00:09


불살생, 불투도, 불사음, 불망어에 이어서 불음주계가 五戒이다. 불자가 되려면 이 오계를 받아 지니고 지켜야 한다. 앞의 네 가지는 서로 영향이 없는데, 마지막 불음주계 이것은 앞의 4가지와 모두 연관이 있다. 술은 사람의 정신을 흐리고 만들고, 그로 인해서 쉽게 살생하고 훔치고 음란한 행위를 하고 망언을 하게 된다. 우리의 일상생활 중에서 음주를 하게 되면 가장 쉽게 저지르게 되는 것이 망언이다. 음주를 하게 되는 동기는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부정적인 것은 망언이다. 이로 인해서 각종 재앙을 초래하게 된다.

흔히 술과 담배가 우리 몸에 백해무익하다고 하는데, 곰곰히 생각을 거듭해보면 '그렇다'라고 동의할 수 있다. 술을 적게 마신다. 적당하게 마신다는 것은 그러기가 쉽지 않다. 일단 술을 입에 대면, 자제하기가 힘든 것이 애주가들의 애로사항이다. 술자리의 시작은 '소주 한 잔 하자', '딱 한 잔만 하자'라고 하지만, 그게 어디 그렇게 쉬운가?

어제는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는 단체에 참석했다. 그 모임에 참석하기 전에 이미 한 잔 하고 참석한 사람이 있었다. 그 모임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상위 집단을 비난하더니, 본 회의가 시작되자, 바로 그 조직의 운영방식에 대해서 비난을 하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성으로 비난의 소리를 내면서, 듣기에 거북한 용어를 써가면서 혼자서 모임을 흐리고 있다. 좌중 여기저기서 그 분의 기분에 맞춰가면서 제재를 가했지만, 기고만장이다.

결국 참다참다 못해서, 그 자리를 박차고 큰 소릴 치고, 일어나 귀가해 버리는 사람이 발생한다. 좌중에서 연장자가 시종일관 망언을 하는 사람을 나무라자, 이젠 그 연장에게 욕지꺼리를 해댄다. 술이 이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사람이 술의 농에 놀아나고 있는 셈이다. 어제 모임은 파행으로 끝나고 말았다. 술의 지배를 받고 망언을 한, 한 사람의 행동때문이다.

한편 이런 각도로 이 문제를 볼 수도 있다. 술이라는 매개체 이전에, 그 망언을 한 사람의 인격문제로 볼 수도 있다. 윤리도덕, 인성이 제대로 갖추어진 사람이라면, 술이 들어가더라도 자제를 했을 것이다. 인성이 부족한 한 인간의 장작더미에다 술이라는 기름을 붓고 불(불만.화)을 붙인 셈이다. 그러니 그 장작이 얼마나 잘 탔겠는가? 주위에서 왠만한 소화장구를 동원해도 활활타오르던 불은 꺼지지 않았고, 결국은 초가삼간을 모두 태우고 말았다.

담배 뿐만 아니라 술도 자제를 하고 볼 일이다. 마야반야바라밀~~( 우리 모두, 위대한 깨달음의 지혜를 성취합시다 !! )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행합일, 쉽지 않다  (0) 2015.03.22
합격자들에게 기대한다  (0) 2015.03.15
갑오년 한 해를 정리한다.(포교사)  (0) 2014.12.10
초파일의 상징, 오색 연등  (0) 2014.05.02
공양간 봉사를 마치고......  (0) 2014.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