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만행] "서울둘레길"을 걷고 .........(호압사 가는 길 )

圓鏡 2012. 6. 6. 16:38

 

"북한산 둘레길"이라는 말은 익히 들어보았지만, "서울 둘레길"이라는 말은 오늘 처음 보았고 그 길을 산책해보았다. 내가 원하던 시작점과 끝지점이(석수역-호압사) 일치했기에..... 어제 밤에 갑자기 상황이 바뀌어서, 안양 수리산 태을봉 정상 산행이 취소되어, 곰곰히 생각한 끝에 평소 가보고 싶었던 호암산에 있는 호압사를 가보기로 결심하고 잠이 들었다. 설레이는 맘으로 일찍 일어나 6시경 집을 나섰다. 석수역에서 호암산을 올라 호압사로 갈 생각이었는데, 호암산( 사실 지금까지는 삼성산으로 알고 있었던 산이었다. 게다가 '호압사'와 연계해서 상상한 것이 혹시 '호압산'의 오타가 아닌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알고보니 '호암산'에 '호압사'가 있었다. ) 초입에 다다르고 보니 서울둘레길 안내표지판이 있었고, 그 안내길을 따라 나섰다.

 

석수역에서 호암산 입구( 푸르지오 아파트 / 1호선 전철 하행선 좌측에 )에 다다르면 크다란 '서울둘레길' 표말 기둥이 보이고, 안내표지판이 있다. 텃밭이 좌우로 있고, 텃밭주변 갈래길에서 좌측으로 접어 들어, 산으로 막 오르면서 첫 번째 이정표가 보이면 "서울대 6.5Km"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이것이 서울둘레길이다.  중간중간 갈래길이 많아서 혼동이 될 경우에는 서울둘레길 리본( 오렌지색에 서울둘레길 로고와 마크 )이 둘레길을 안내해준다. 그리고 둘레길 중간중간에 손바닥 크기의 둘레길 안내 둥근표지판이 서있다. 석수역에서 호압사까지 3.3Km 2시간이라고 안내되어 있지만 1시간 남짓 걸린다. 길은 안양 경인교대에서 금천구 시흥동 벽산아파트 뒤로 난 자동차 전용도로와 둘레길 방향이 거의 일치한다. 다소 흠이라면 자동차 소음이 있다는 것이다.

 

호압사의 유래는 14세기말 조선 태조와 무학대사간에 얽힌 일화가 있는데, 태조 이성계가 간밤의 꿈이 뒤숭숭하여 무학대사를 불러 꿈 이야기를 나누고, 무학대사가 호암산의 호랑이 기세를 누르기 위해서 지금의 호압사를 창건하였다고 한다. 절 마당에는 수령이 오백년이나 된 느티나무 두 그루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약사전을 중심으로 신행활동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특히 주변 아파트 주민들과 산행하는 시민들을 위해서 휴식공간을 비교적 넓고 깨끗하게 마련하고, 마당에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이 특이해보였다.

 

산행을 하다보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되면서 지방행정관리 분야에 있어서 변화가 많았지만, 주민들을 위해서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 사업이 가장 돋보인다. 특히 건강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는 요즈음 들어, 전국적으로 둘레길 열풍이 불고 있다. 그 전에는 숲길하면 산길이 먼저 떠오르고, 산길하면 땀을 뻘뻘 흘리면서 가파른 길을 힘들여 오르는 것이 연상되었다. 그런데 둘레길은 산 허리에 산책로를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비용이 든 만큼 비교적 정비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수도권에 있는 시민들이 생각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주말이면 주변 산을 찾는다. 산행객으로는 비교적 연세가 드신 분들이 많고, 다양한 브랜드의 등산복으로 깔끔하게 차려입은 복장부터, 산행문화에 이르기까지 많이 바뀌었다. 시민들의 공중도덕, 질서 등이 크게 향상되어 과거에 비하면 산길이나 계곡도 많이 깨끗해졌고 안전해졌다고 본다. 군데군데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도 다양하게 풍부하게 마련되어 있어서 산에 인접한 아파트 시세는 입지조건이 좋아 더 비싼 값으로 거래될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잘 정비되어 있는 산책로와 시설물들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건강한 사회가 건설되어 행복한 시민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현충일을 맞이하여.............  원경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