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시간과 무상

圓鏡 2012. 6. 4. 20:16

 

한 주일 전에 있었던 초파일을 두고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것이 바로 空이라고 한다. 이 우주의

삼라만상과 만사가 공한 것이기에 중생의 삶은 곧 苦이다.

이 고통을 벗어나 해탈에 이르고자 함이 불자의 궁극적인

수행의 목표이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과는 달리, '관심'이 부담스러워 봉축

법요식만 간단하게 참석하고 바로 귀가하였다. 대부분의 관심은

좋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그러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것을 올 초파일 행사를 통해서 체험할 수 있었다.

 

한 단체의 중심축은 시간에 따라 바뀌게 마련이다. 고정불변한

것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 실감할 수 있는 행사였다. 어느 곳이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주인공도 바뀌게 마련이다. 이것을 두고

이렇쿵 저러쿵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특히 불자라면............

당연한 현상을 두고 특정한 사안에 대해서만 이렇쿵 저렇쿵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한 조직의 흥망성쇠가 시간이라는 잣대를 두고 일어난다. 대부분의

'변화'는 그 조직의 발전을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 그 조직이 존속하는

한........ 그런데 그 조직이 해체되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퇴보하는 것

이기 때문이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면 사정이 또 달라진다.

 

그러나 그 조직이 해체된 것이 아니라 주변환경이 달라질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면, 그 또한 사정은 달르다.  추운 겨울내내 추위를

피해 몸을 숨기고 있는 꽃망울이 그러하듯이.......  마침내 기다리던 봄이

오면, 화사한 꽃봉오리를 펼쳐보이는 그 날이 언제 오려나 ............

 

기다리지 마라. 그리고 수행을 계속하라. 뭇소처럼 혼자서 가라........

 

불기 2556년 초파일을 되돌아 보며........ 원경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