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중 겨울이 산행하기에 가장 좋은 것 같다. 눈이 내려 산길이 미끄러운 위험을 피할 수만 있다면, 그렇다. 산과 들에 눈이 내리면 평소에 보기 쉽지 않은 풍경이 좋고, 겨울에 산등선 길을 오르면 나무가지 사이로 시야가 확보되어 덜 답답해서 좋고, 찬바람을 폐속 깊숙히 들이마시면 시원해서 좋다. 게다가 체온의 열기로 후끈 달은 몸을 시원한 바람이 식혀줘서 좋고, 삭막한 겨울 산이 오히려 단순해서 좋다. 밋밋하고 삭막한 주변 그 어디에도 눈길을 줄 만한 곳 없어, 길 따라 물 따라 하염없이 오르다가 가끔 뒤돌아 산 아래로 펼쳐진 풍광을 바라보면서 등산을 하는 멋이 좋다. 산행을 함께 하는 도반이 몇 몇 있다면 담소도 가끔 나눠가면서 산을 오르다 보면 생각보다 정상에 쉽게 오를 수 있다. 산은 오를수록 시야가 넓어져 올라갈수록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기에 오르는 재미가 더한 것 같다. 그래서 가끔은 자주 가던 산을 가지 말고, 가보지 않았던 산을 오르면 이런 재미가 크다. 어제는 팔당역 뒷산인 "예봉산"을 도반들과 함께 올랐다. 683 미터 고지를 생각보다 쉽게 그리고 빠른 시간에 올랐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팔당호의 두물머리가 눈 아래로 바라보이고, 호수는 얼어서 하얀 눈으로 덮여 있었다. 산길은 산행을 하는 사람들로 먼지가 쉽게 일고, 군데군데 눈과 얼음이 녹아서 질퍽질퍽하기도 하였지만, 겨울산행을 하기엔 안성맞춤, 따스한 봄 기운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산도 물도 좋고, 도반과 날씨도 좋았다. 겨울산행하는 맛을 이렇게 음미하면 최고........ 원경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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