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동안 문을 걸어 놓았던 빗장을 열고, 주인이 방금 들어섰다. 온 집안에 먼지가 가득한데 청소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지금 이 마음을 빈 방에 남겨 두고자 한다.( 상선약수 블로그에 오랜만에 들어와서 보니...... )
어제는 맑았다가 오늘은 흐린 날씨, 년초에는 좋은 인간관계가 상반기를 지나면서 삐거덕 거리던 관계로 진전되는가 했더니, 무더운 여름철에 혹독한 갈등을 격고, 가을로 넘어오면서, 급기야 서로의 관계를 갈라 놓아야 할 정도로 맘이 편치 않게 되는 것이 사바세계에 사는 중생들의 일상인듯하다.
세상사의 오해에 대해서 관심을 놓아라. 그 오해에 대해서 뜻을 두지 마라. 집착을 내려 놓아라고 명령을 하곤 있지만, 그게 쉽게 내려 놓여지지 않는다. 어떤 때는 잠시 내려 놓고서 그 집착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여지다가도 하루 밤만 지나면, 다시 그 집착에 얽매이고 마는 것이 중생들의 일상인듯 하다. 그래서 수행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해보만 그게 위로가 잘 되지 않는다.
어제와 오늘은 열심히 산책을 하면서 명진스님의 1000일기도 마지막 법문을 여러 번 반복해서 들었다. 불교란 힘을 빼는 종교이다. 마음의 힘을 빼라. 탐욕심이 화를 내게 하는 원인이 되고, 화를 내니까 홧김에 어리석은 짓을 범하게 된다. 그래서 삼독심은 각각이 아니라 탐.진.치가 서로 얽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어리석어서 다시 새로운 탐욕심을 가지게 되면서 화를 내고, 다시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이 중생들의 삶, 악순환이 연속되는 삶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옳다.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집착이다. 집착은 고정관념이라고 한다. 고정관념은 우리가 일상생활,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이라고 한다. 이 알음알이, 지식을 비우지 않고서는 마음을 비웠다고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비우지 않고서는 다른 무엇이 채워질 수 없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빈 자리, 빈 공간이 있어야 새로운 무엇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고정관념(알음알이, 지식)에 의해서 색안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빨간색 안경을 어떤 이는 파란색 안경을............ 이 안경을 벗고,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제대로 바라볼 줄 알게 되면 이게 견성, 성불, 깨달음이라고 한다. 정견을 하지 못 하고, 전도몽상의 상태에서 일상생활을 하다보니, 늘 색안경을 끼고 사물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바로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럴려면 색안경을 벗어 던져야 한다. 사람이 사물을 바라보는 범위는 그 사람이 배우고 경험한 범위내에서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배우고 경험한 것을 비워버리면 무엇을 근거로 사물을 바라보나. 그냥 멍하게 바라보나. 그것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인가?
원경합장 2010.9.19 일요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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