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세월의 무상함을 바라보면서 .........

圓鏡 2011. 4. 22. 23:20

 

우리가 유한한 인생을 살아가면서 세월에 대한 속담이나 경구들이 많이 접할 수 있다.

그 중에 세월은 무엇으로도 묷어둘 수 없다는 것이다.  20대의 젊음을 한 평생 간직하고

싶지만 어느샌가 30대 40대를 지나 얼굴에 주름살이 나타나고 살이 처지게 된다.

 

허리를 구부러지고, 피부는 탄력을 잃게 되고, 기억력은 둔화되고, 거동이 불편해진다.

이것을 탓 하게 되면 불행한 삶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없을 때 스스로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서서히 자기도 모르게 찾아오는 노쇠함을 탓 할 순 없다. 누구나 세월의 힘을 이길 수는

없다.

 

건강도 노쇠함 앞에서는 대책이 없다. 동년배의 어르신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건강하신

분이 있어도 이것도 몇 년은 차이를 두고 건강하시겠지만 궁극에 가게 되면 건강역시

여지 없이 세월 앞에서는 허물어지게 마련이다. 태어나는 것도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생을 잘 마감하는 것 또한 무척 중요하고, 큰 일이다는 생각이 요즈음 들어 부쩍 느끼게

된다.

 

팔순의 노부모님께서이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낯선 도시생활을 시작하였다. 그 동안

적응하는 과정에서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으신 것 같다. 시골집 환경이 추워서 여기서

지내긴 하였지만 바깥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도시생활환경으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는 모양이다.  이중으로 된 출입문부터 엘리베이터 버턴까지 비슷하지도 않고

똑 같은 건물이 늘어선 아파트가 커다란 성벽처럼 느껴지는 도시의 생활환경이 노인

들에게 무척 불편함을 주는 것 같다. 물론 실내는 시골보다 나은 편이다. 따뜻하고

넓고 밝기 때문일 것이다.

 

세월의 무게를 느끼면서 내 몸 하나 가누기가 어려운 나이가 되면, 본인이 힘든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곁에서 보는 자식도 세월의 야속함에 안타까워한다. 출입하는 절차를

배워야 하고 반복되는 훈련도 해야 하고, 생활 편의시설물들이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현대생활이 어르신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것 같다.

 

누구나 때가 되면 마지막에는 저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써는 이해하고 알고

있지만 평소에는 나와는 무관한 듯한 착각에 빠져서 살아간다. 약에 의존해서 늘 불편한

내 한 몸에 집착하면서 하루 하루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인간을 태어난 것만

해도 육도윤회하는 과정에서 비교적 괜찮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역시 생로병사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열반의 세계에 도달해야 진정한 행복을 획득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2011. 3. 9  할아버지 제사를 하루 앞두고......................  원경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