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신묘년 새해를 맞이하며........

圓鏡 2011. 2. 2. 01:25

 

천재지변은 아닌데, 난생 처음으로 고향을 갈 수 없는 명절을 맞이하였다. 소나 돼지에게 전염이 된다는 구제역으로 인해서 ....  그래서 오늘은 노부모님을 동생이 모시고, 우리집으로 역귀성을 하게 되는 날이다. 말로만 들어왔던 역귀성, 우리집에도 해당되는 단어로 급부상하였다. 그것도 보름전쯤에서..... 예년에 명절을 준비하던 패턴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아내는 설빔으로 바쁘다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보이고, 나도 늘 귀향하는 교통편에 관심을 가지다가, 이번에는 그것은 그만두고 명절 차례상 차리기 위한 지방을 준비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늘 客의 입장에서 명절에 동참하다가 이번에는 主의 입장에서 명절을 맞이하게 되니 큰 변화일 수 밖에없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언젠가는 모셔야 한다는 생각으로 늘 살아왔지만, 이젠 실천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 세월이 무상하여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일순간 그대로 있는 것이 없다. 매순간 변화되고 있을 뿐이다. 그게 살아있는 생물에게는 생로병사라는 길을 가는 것이다. 생로병사의 고통,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행을 한다. 그래서 수행의 궁극적 목적지는 해탈이라는 곳이다.

 

사람은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좋아하나, 변화 즐기기를 좋아하나? 대체적으로는 어느 한 곳에 어느 상태로 안주하려는 경향이 크고, 때로는 변화를 즐기려고 시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어느 한 쪽만은 아니고, 안주와 변화 둘다 필요한 것이 우리의 삶인듯하다. 상황에 따라서 안주와 변화의 비율이 적절한 것이 삶을 건강하게 유지하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튼 변화를 피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변화를 피해갈 수 없듯이..........

 

무척 춥고, 눈이 많았던 경인년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신묘년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늘 새해를 맞이하는 섣달 그믐날에는 밤새 불을 끄지 않고 온 집안을 환하게 밝혀 놓고, 잠도 자지 않고 뜬 눈으로 새해를 맞이하려고 자정을 기다리곤 하다가, 어느새 깊은 꿈속으로 떨어져 버렸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이순을 바라보는 길에 들어선 장년이 되어, 새해를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으로.......... 섣달 그믐에 경건한 맘으로........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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