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나이 한 살 더 먹으면서.......

圓鏡 2010. 2. 15. 19:42

 

 

이젠 나이라는 말을 꺼내기가 부담스러워진다. 나이를 세고 싶은 맘도 점점 사라져 가는 것 같다. 해가 바뀌는 그 시점에는 가끔 내 나이를 정확하게 잘 모를 때가 있다. 무의식적으로...... 누군가 물은면 갑작이 떠오르질 않아서 잠시 시간을 가지고 내 나이를 생각해 봐야 하는 해프닝.........

 

삼라만상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시간이라는 변수 앞에서는 모든 것이 변화할 수 밖에 없어서, 흔히 세월이 무상하다고 한다. 일년에 한 번쯤 고향에서 만나 이런 저런 소식을 주고 받다가 보면, 있던 사람이 사라지고, 없던 아이가 태어나고, 생각지도 않았던 새로운 뉴스가 생기고 해서, 세상살이가 복잡다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것이 삶 그 자체가 아닌가?

 

고등학교 다니던 아이들이 대학들어가고, 군에 입대하고, 취업하고, 결혼하고,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이렇게 시간이라는 잣대 위를 모두가 걸어 간다. 걸어가는 과정에 많은 뉴스와 희노애락이 생긴다. 점점 잘 풀려가는 인생이 있는가 하면, 점점 어려워져가는 인생도 있다. 재물이 한 때는 물밀듯이 들어왔다가, 어느 순간에는 쓸물처럼 빠져 나가고, 그 휴유증으로 어려워하는 인생도 있다.

 

산다는 것이 苦라고, 삶이 苦海라고 세존께선 갈파를 하셨다. 희노애락 중에서 즐거움은 잠시 잠시 인듯하다. 반면에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훨씬 더 긴 것 같다. 그리고 늘 부러워 보이는 집안, 부러워 보이는 사람이 내 눈에 보이는 것처럼 늘 행복하진 않더라. 집안이나 개인에게 늘 한 두 가지 애로사항이나 불편함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더라.

 

그래서 행복을 먼 곳에서 찾지 말고, 살아 가면서 순간순간 작은 것에서부터 찾아 즐기라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큰 행복을 찾으려고 긴 시간동안 너무 큰 것 고생을 하다보면, 되 돌이킬 수 없이 큰 것을 잃어버리고 마는 수가 있다. 이것이 때론 가족이 흩어지거나 맘에 큰 상처를 입고,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늦게서야 나서보지만 시간으로, 돈으로, 말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물 흘러 가듯이 되는 대로 그대로 놔둘 수도 없고, 제대로 챙겨보자니 일상생활이 힘들고 때론 마찰도 생기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지름길이다. 이 길이 바람직한 길이다. 이 길을 가야 한다라고 정할 수도 없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싶다. 사람마다 제 각기 처한 환경이 달라서 정해진 어느 한 길만이 정답이라고 정할 수도 없다. 목적지는 같을지언정, 그 목적지를 향해서 걸어가는 길은 사람마다 다 다른 것이 정답인 것 같다.

같은 경전을 읽고 배우면서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은 다소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고 시간과 장소가 다르다 보면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경인년 새해 설날 연휴를 고향에서 쉬고 와서.........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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