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을 끼고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 절강성 주변으로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중국에 살면서 가끔 사찰을 다녀본 적은 있어도, 불자가 되어서 중국 사찰을 방문하긴 처음이었다. 과거 광동성 광주에 있는 광효사, 쇼관에 있는 남화선사(조계산) 등은 6조 혜능대사와 깊은 연관이 있는 사찰로 유명하고, 그 외에도 출장 다니면서 시간이 나면 사찰이나 이슬람 사원을 들리곤 하였다.
인천 - 상해 푸동 - 태주시 천태현(1박) - 영파시(1박) - 보타낙가산 - 상해 홍챠오(1박) - 김포 코스로 바쁜 일정으로 중교불교의 단면을 보게 되어, 교실에서 교육을 통해서 배운 중국불교와 체험을 통해서 배운 중교불교가 어우러져서 한국불교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첫 날은 종일 이동을 해서 겨우 저녁 나절이 되어서야 천태산(천태빈관)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고, 이튿날 이른 아침부터 천태종의 총본산( 지자대사 )인 국청사를 순례한 후, 주변에 있는 불교성(불상 조각)을 둘러보고, 곧장 영파로 이동하여 오후에는 바쁜 걸음으로 천동사( 일본 조동종 본산 ? )와 아육왕사=아쇼카왕사 ( 부처님 뇌사리 친견 ) 순례를 마쳤다. 아육왕사를 나설 때에는 이미 각종 전각들의 문을 닫은 후였다.
영파시 따시에국제대주점에서 일박하면서 워크샵을 방불케 하는 좌담회를 가졌고, 그 다음 날 아침 일찍 쾌속선을 타고 보타산(70분 정도 소요)으로 들어가서 먼저 법우사를 들렀다가 바닷가 정자에서 바람을 쇠고, 보제사로 이동하여 부근에 있는 자죽선림과 조음동, 그리고 남해관음대불을 순례하고 바로 상해로 향했다. 상해에 도착하니 밤11시가 다되었다. 노곤한 몸을 쉬게 하고, 이튿날은 상해 번화가를 다니면서 중국의 새로운 면모를 보고 오후에는 귀국하였다.
가이드는 공산주의( 칼 막스는 '종교는 아편과 같다' )체제인 중국에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한다. 단, 공산당원은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성지순례를 다녀본 사찰 중에서 국청사와 보타산에는 수 많은 인파들로 붐볐다. 물론 이 때는 토요일과 일요일이었다. 중국에서 가장 신도가 많은 종교는 도교, 이슬람교, 기독교, 불교 순이라고 한다. 사실 한국불교 문화를 보면, 전통 인도불교 + 도교문화가 많이 혼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60대 중반부터 만 10년간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중국 전역에 거쳐서 많은 문화재가 중국 스스로 파괴하였다. 지금은 그 문화재를 복구하느라 애쓴다고 한다. 특히 보타산은 중국불교 4대 성지 가운데 하나로 관세음보살 순례지역이다. 한국불교는 중국을 통해서, 일본불교는 한국을 통해서 전파가 되었지만, 3국의 불교문화가 각각 달리 발전되었음을 여행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대체적으로 한국불교가 중국불교보다 엄숙하며 장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예불에 동참하는 스님들의 태도로부터, 법당에서 담배를 피우는 신도(여행객?), 천왕문이 아니라 천왕전, 그 안에는 사천왕만 모신 것이 아니라 가운데는 항상 포대화상을 모셔 놓았다. 대웅전 주불 뒷편에는 하나 같이 해수관음보살상으로 장엄을 해놓았다. 특히 삼배를 올리는 자세는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또한 좌복이 아니라 무릎 받침대 같은 것들로, 신발을 신은 채 절을 하게 되어 있어서 우리 불교문화라는 안경을 쓰고 중국불교를 바라보면, 수용하기 어려운 문화가 많이 있다. 게다가 향(香)은 하나 올리는 것이 아니라 수 십개를 한 꺼번에 올리거나, 굵은 향이나 굵은 초를 법당 밖에서 올리는데 이런 모습은 한국불교문화와는 거리감이 있었다.
2600년전 근본불교 당시에 없었던 불교문화, 예절들이 후대에 쓰여지고 만들어진 것이 분명한데, 동양 삼국의 불교문화가 서로 많이 다르다. 물론 긴 시간 탓도 있겠지만, 국가마다 주변환경(지리적, 기후적, 정치적 등 )이 달라서 그에 따라 변천되어서 오늘에 이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지금 우리가 시시비비를 가끔 가리는 불교문화, 예절은 정답이 없는 것이 정답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정답이 늘 정답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면 변화가 없고, 그로 인해서 발전이나 퇴보도 없다고 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세월에 따라 주변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 변화는 곧 발전을 의미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세월따라 모든 것이 변하는 것이 바로 공인데, 불교문화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그래서 변화는 곧 발전이라는 등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퇴보도 있을 수 있지만 문화사적인 면에서 본다면 그것도 발전의 한 부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 우주에 가만히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모두가 변한다. 그래서 무상한 것이다. 그래서 공한 것이다. 이로 인해서 발전이 있는 것이다.
아무튼 여행을 통해서 다른 사람, 다른 문화를 접하게 되고, 이로 인해서 사고의 폭을 넒힐 수 있다. 즉, 타인과 타문화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가운데 다른 사람 다른 문화를 배려하고 존중하게 되는 하심을 하게 된다.
차후에 여건이 나에게 주어진다면, 조계종 본산( 조계산 남화선사 )이나 티벳불교(라마교)를 순례하고 싶다. 청해에서 랏사까지 열차로 이동하는 구간은 삭막하기 이를데 없겠지만 그 삭막하고 적막한 가운데 굉음을 내면서 달리는 열차를 타고 여행을 하고 싶다.
중국 보타산 관음대불 성지순례를 마치고 ...........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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