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일간 7박 8일간 주지스님을 비롯한 18명의 신도들이 긴 여행을 하고 무사히 귀가하였다. 지난 2003년부터 가보고 싶어서 두 번씩이나 망설였던 앙코르 와트, 마침 이번 기회에 시간을 낼 수 있어서 쉽게 여행을 결정할 수 있었다. 여행지로는 베트남과 라오스 그리고 캄보디아로써 소승불교, 남방불교를 두루 체험하였다. 그 중에서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원조국이라는 라오스에서 가장 오랫동안 체류(4박 5일)하면서 사원을 실컷 돌아보았다. 국민소득이 500달러 내외인 라오스, 캄보디아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제사정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구걸하러 길거리로 나선 어린 아이들, 실내 에어컨 스위치를 켜자마자 형광등 불빛이 현격하게 어두워져서 다시 에어컨을 끌 수 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베트남은 베트남 내전( 1975년 공산화 )으로 캄보디아는 크메르정부의 내전으로 전 국민 평균나이가 20세 미만이라는 국가들이다.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마지막 코스였던 캄보디아 씨엠립에 있는 앙코르 와트와 앙코르 톰 사원이었다. 시기적으로는 우리나라 고려중기와 조선초기에 거쳐있던 앙코르 제국의 유적이다. 규모가 웅장할 뿐만 아니라 긴 시간에 거쳐서 사암에 조각된 부조들의 섬세함과 웅장함, 그리고 그 당시에 축조된 건축기술 등을 포함해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이다. 인도의 흰두교 영향으로 처음 건립된 흰두사원이 불교사원으로 변했다가 다시 흰두사원으로 바뀌는 등 역사의 흔적들이 유물을 통해서 밝혀졌다고 한다.
라오스 고산지대(해발 1500미터 이상)에 산촌을 이루고 살고 있는 몽족들의 삶의 현장은 과거 나의 어린시절을 연상하게 하는 곳이었고, 삶의 현장이 아주 열악한 환경일 뿐만 아니라, 여자들과 아주 어린 아이들만 눈에 띄였다. 집이 들어선 곳은 발 아래로 경치가 좋아서 별장이 있을 법한 곳이지만, 집 구조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주택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었다. 집에 들어서면 가운데 화덕(불 피우는 곳)이 놓이는 자리가 있고, 주변에 부억용 그릇, 그리고 3대가 한 곳에 살아가는데, 커텐이나 모기장처럼 생긴 천으로 가려진 침상이 2~3개 놓여 있다. 실내 바닥은 흙바닥으로 되어 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그 곳의 기후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 같다. 우리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가옥 구조, 삶의 방식, 음식 조리법 등은 기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게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삶의 현장은 열악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신발은 없이 맨발이고, 길 바닥은 온통 염소, 돼지, 소똥으로 덮여 있다. 배운 것이 없어서 일반 직장생활도 할 수 없는 몽족들, 유치원이나 다닐 법한 아이들까지 빗자루를 만들러 산으로 나서고, 나무.땔깜을 팔아서 살아가면서 끼니를 거르거나 풀죽을 쑤어서 살아간다고 한다. 이런 현장을 방문하면서 마음이 착잡해지면서 콧등이 씨큰해짐을 느꼈다. 당장은 이들에게 배고픔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어린 아이들에게 교육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위정자들은 백성들이 굶어 죽지 않을 정도이면 더 이상 크게 삶이 개선되길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계속 살아가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오스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아주 높다고 한다.
한편 베트남, 라오스에서 사원을 다니면서 보면, 나무나 시멘트로 모든 건축물이나 조각들을 해놓아서 값어치가 떨어져 보였다. 늘 화강암으로 장식된 우리의 문화유산을 보다가 시멘트로 쉽게 만든 작품을을 보면서 느낀 소감이다. 라오스 캄보디아 소개자료에 의하면 전국민의 95%이상이 소승불교 신자라고 한다. 이런 나라에 개신교( 특히, 한국인에 의한 ) 교회가 세워지고 전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배고픈 이들에게 배고픔을 해결해준다면 쉽게 종교를 개신교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는 계산이 이들에게는 있을 것이다. 근본주의 기독교인 한국 개신교의 응집력은 대단하다. 지난 아프간 사고와 같은 경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첫 날, 하노이 도착 바딘광장, 호치민 묘소를 방문하면서 가이드의 소개에 의하면 비록 75년 4월에 공산화가 되었지만, 호치민은 베트남 국민의 영웅일 수 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평생동안 베트남 건국을 위해서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서 살았다는 것과 아주 검소하게 살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를 소개할 동안에 박정희 대통령을 쉽게 연상할 수 있었다. 죽기 전에는 많은 양 아들을 입양해서 해외로 보내 공부를 시키고, 그들이 훗날 베트남을 경영하게 한 것들이다. 서로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국민들을 사이에 두고 내전을 벌이는 위정자들 틈바구니에서 백성들만 핍박을 받는다. 비록 공산화가 되었지만, 백성들에게는 전쟁당시 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한 가정의 가계는 여자가 꾸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술.담배.수다로 하루를 그늘 아래 앉아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 이유는 지난 날 긴긴 전쟁으로 인해서 가정을 여자 스스로 꾸려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며, 남자들은 언제 전쟁터로 나가서 목숨을 잃을런지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나라의 근세사와 현재 경제사정을 보면, 상대적으로 우리가 행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그들이 우리보다 더 행복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행복에 대한 기준과 잣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의 잣대로 상대방의 행복지수를 측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우리가 흔히 경제적인 수준을 행복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삶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행복요인 중에서 경제요인이 미치는 영향은 10%미만이다. 그런데 우리는 돈만 있으면 행복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사실 큰 부를 이루고 나면, 다른 뭔가가 부족해서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끝이 없는 탐욕심으로 사람은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고, 불교에서는 탐.진.치 삼독심으로 인해서 번뇌망상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삼천대천 세계를 두고 보면, 자그마한 하나의 별에 불과한 지구공에는 200여개의 나라로 구성되어 있고, 잘 사는 나라보다는 배고픈 나라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지구가 하나의 국가처럼 서로 돕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으려나 ?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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