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다름과 틀림

圓鏡 2009. 2. 2. 03:25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배운 것과 실천하는 것과는 괴리가 늘 존재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 괴리를 좁히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른 길이라고 본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 학교와 사회의 차이, 나와 너의 생각차이, 가치관의 차이 등이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너와 나의 생각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라고 생각하면 간단한데, 이 차이를 틀림으로 인식하고 상대방에게 말과 행동으로 설득하려고 하거나 난폭하게 굴기도 한다. 사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선남선녀가 한 부부로 만나서 살아간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같은 나라에서 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부모님이나 학교환경에 따라 분명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특히 20년 이상 30년 가량 경험을 달리하면서 성장해온 남녀가 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다 보면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관 때문에 트러블이 종종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 하고 상대방이 틀린 것으로 받아들이거나, 내 생각을 따라야 한다거나, 설득을 강하게 하려고 달려 들다보면, 예기치 않는 큰 상황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음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그 상대방의 생각이 틀렸다고 함부로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다른 의견이 틀린 의견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대화 가운데 발생하는 다름이 틀림으로 오해되고 이로 인해서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왕왕 있다.

 

나는 내가 지금까지 배우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모든 상황을 나름대로 판단하게 마련이다. 즉, 배우고 경험한 범위내에서만 판단할 수 있다. 만약 그 범위를 벗어난 상황을 판단하게 될 경우, 틀린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이 한 말을 두 사람이 듣고서 서로 다른 이해를 함으로써 다른 반응(표현, 전달, 느낌)을 나타낼 수도 있다. 이렇게 배움과 경험의 제약조건이 있기에 같은 말에 대해서도 서로 달리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때로는 말 한 사람에 대한 평소의 선입견이 작용하여, 객관적인 사실보다 주관적으로 너무 좋게 평가하거나 너무 나쁘게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은 자기 능력으로 자기 시각으로 상대방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아무튼 내 생각이 나에게는 중요하듯이, 상대방에게는 상대방의 생각이 중요하다. 그래서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달려드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궁금한 점은 다시 물어보고 해서 상대방의 생각에 대해서 깊이 이해를 한 다음에, 틀렸다고 생각이 들면 설득을 하려고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아니 많은 경우에 있어서 여러 사람이 모이면,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놓을 수 있게 마련이다. 특히 그것이 미래에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면, 더욱 더 그러할 것이다. 어떤 조건이나 환경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각자가 가정하는 조건이 달라지면 다른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문제는 미래의 일은 그 때까지 가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기에 서로 논쟁거리가 충분히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다른 사람은 나와 다른 생각을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배우고 경험한 바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나름대로 판단하는 방향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우선은 상대방의 의견을 제대로 이해를 한 다음에 그것이 단순한 차이점(다양성)인지?  틀린 점인지? 구분을 명확하게 한 다음에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생각이 조화를 이루어서 좋은 결과를 창출할 수 있다면, 이것이야 말로 우리의 일상생활이 하루하루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의견이 마치 틀린 의견으로 받아들인다면 서로간에 갈등만 조장시킬 뿐이다. 우선은 상대방의 말을 충분히 이해한 다음에 받아들일 것인지?  설득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상대방의 첫 마디를 들어보고 지레짐작을 한 다음에, 내가 상대방에게 무슨 말을 할 것인가를 골똘이 생각하기 때문에 늘 상대방과 갈등이 일어난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말을 충분히 경청하지 않았기에 내가 엉뚱한 답변이나 주장을 늘어 놓기 십상이다.

 

종종 의견충돌이 생겨, 논쟁을 벌이는 두 사람 곁에서 제3자 입장에서 지켜보다보면, 다음과 같은 상황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상호간에 서로 다른 말을 하면서 언쟁을 벌이는 것이다. 즉, 두 사람이 동일한 이슈에 대해서 논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슈에 대해서 각자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상대방 말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자기 주장만 하려도 들다보니,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대화의 기본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야만 논쟁도 줄어들고 서로가 쉽게 이해를 하고 좋은 결론을 얻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입이 하나이고 귀가 둘인 것을 흔히 "말하는 것보다 많이 들으라"는 것으로 말하곤 한다. 재미있는 비유법인 것 같다.

 

2009.2.2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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