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아름다운 변화

圓鏡 2009. 1. 23. 14:52

 

 

법계에 존재하는 유정, 무정의 삼라만상이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그 중에서도 인간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서 외부에서 어떤 변화가 닥쳐오면 몸을 움츠리고, 안정적 상태가 지속되면 지루함을 이기지 못하여 어떤 변화를 기대한다. 대체적으로 좋은 습관은 들이기가 쉽지 않고, 나쁜 습관은 본능적으로 쉽게 받아들이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같다. 사실 좋은 습관도 들이기가 어렵긴 하지만, 한 번 몸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다.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습관은 습관이기에....

 

대체적으로 우리가 크게 변화를 하게 되는데에는 어떤 동기가 부여되기 마련이다. 평소에 나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대단한 결심을 하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 그 대단한 결심을 하게된 동기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서 어떤 이벤트를 만들기도 한다. 불자라면 누구나 처음에 한 번은 오계를 받고, 법명을 받게 된다.

 

법명을 받았을 때, 새로운 기분을 가지게 된다. 별명 같기도 하지만, 왠지 새롭게 다시 태어난 듯한 기분을 가지게 마련이다. 늘 써오던 성명은 사회에서 그대로 통용되면서 일주문을 들어서면 불자들이 모두 법명을 부른다. 처음에는 낯설기도 하지만 호기심과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시기가 바로 법명을 처음 받았을 때이다. 게다가 보살님과 거사님이라는 호칭이 따라 붙는다. 기본교육을 마친 직후에는 이런 변화를 겪으면서 이젠 제대로 불자가 되었는가 보다하는 기분과 초발심이 뒷받침이 되어 매사가 긍정적으로 보이고, 하는 일마다 신나는 일들이 많다. 새로운 불자들과 같은 도반들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이 그러하고, 접하는 책마다 새로운 소식과 새로운 진리가 가득 담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오계는 아주 간단해보이고, 사회 통념상 일반인들이라도 반드시 지켜야만 할 다섯가지 항목이다. 하지만 사바세계에서 생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중생들이 완벽하게 오계를 지키기란 무지하게 어려운 게 현실이다. 불살생, 불투도, 불사음, 불망어, 불음주 이 다섯가지는 당연히 지키면서 살아가야 하지만 그게 쉽지 않은 게 사바세계의 현주소이다. 

 

그래서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있는 포살법회에 참석하게 된다. 지난 한 달 동안 나의 언행을 되돌아 보면서 오계에 벗어난 언행을 반성하고 참회를 하는 것이다. 한 달간 잘 못 된 데이터를 리셋시키고 새로운 맘으로 오계를 지키려고 애쓰면서 한 달을 살아가다 보면, 또 다시 오계에서 벗어난 말과 행동을 하게 된다. 그래서 그 다음 달 포살법회에 참석해서 다시 참회를 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일상생활로 되돌아 가서 활동을 하게 된다. 이렇게 반복되는 것이 불자들의 삶의 방식이다. 그렇다면 매달 반복만 하면서 살아가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조금씩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된다.

 

알고 짓는 죄와 모르고 짓는 죄 중에서 어느 것이 더 무거운 죄인가?  하는 질문을 불가에서 종종 받는다. 사회통념상 알고 짓는 죄가 더 나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반성과 참회라는 관점에서 보면, 모르고 짓는 죄가 훨씬 더 무겁다. 모르고 짓는 죄이기에 반성과 참회가 있을 수 없고, 그로 인해서 죄를 더 짓게 된다는 논리이다. 그래서 악업을 자꾸만 쌓아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사실 오계를 받기 전에는 이를 의식할 필요가 없이 일반적으로 사회통념을 기준으로 나름대로 바르게 살아가려고 하면 되지만, 오계를 받는 순간부터는 지키려고 애쓰다보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발생시키게 마련이다. 이미 잘못 된 경우나 지키려고 하다보니 현실정이 허락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오계를 어기는 것이 큰 죄를 짓는 것만 같아서 스트레스를 받게 마련이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포살법회 아니겠는가?    

 

초발심을 가지고 이 사바세계를 열심히 살아가는 불자들이여, 포살법회에 동참하길 바란다. 진심으로 참회를 하고 나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조금씩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할 수 있다. 한 개인의 이러한 삶이 모여서 지역, 국가, 지구, 법계가 발전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 평소의 삶 가운데 스스로 변화의 동기를 부여하고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은 아주 아름다워 보인다. 올해는 아름다운 변화를 자주 시도를 해보자.

 

2009. 1. 23  원경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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